
올해 행동주의 펀드 등의 제안 안건이 가결된 곳으로 한국콜마그룹 지주사 콜마홀딩스가 꼽힌다. 지난달 31일 열린 주총에서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 요구대로 임성윤 달튼코리아 공동대표의 이사회 합류가 결정됐다. 코스닥시장에선 바이오 기업 아미코젠 회장과 오스코텍 대표가 소액주주 반발로 교체됐다.
하지만 다른 대다수 기업에서 이들의 주주제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코웨이를 상대로 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에서, 싱가포르계 플래시라이트캐피탈(FCP)은 KT&G의 대표이사 집중투표제 배제 안건에서 쓴맛을 봤다.
주총 직전 회사 측과 소통해 주주제안을 철회한 곳도 있었다. 영풍과 밀리의서재에 각각 주주서한을 보낸 머스트자산운용, 서울에셋매니지먼트가 대표적이다. 한 행동주의 펀드 대표는 “작년 밸류업 정책이 본격화한 이후 운용사 의견을 반영해주려는 상장사가 꽤 늘었다”며 “펀드 입장에서도 미국처럼 대립 구도를 형성하기엔 인력과 체급이 모자란다”고 했다.
전날 얼라인파트너스의 7.17% 지분 확보 공시가 난 임플란트 제조업체 덴티움엔 이날 개인의 투자 자금이 쏠렸다. 주가는 11.11% 급등 마감했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미리캐피털(10.78%)에 이어 얼라인파트너스(6.64%)까지 주요 주주로 합류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스틱인베스트먼트 역시 하루 동안 5.26% 뛰었다. 아직 행동주의 캠페인 내용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향후 주주제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행동주의가 캠페인을 벌인 기업 주가는 단기 널뛰기에 그친 사례가 많았다. 창업주 해임 소동이 빚어진 아미코젠 주가는 임시 주총일(2월 26일)까지 이틀간 25.68% 치솟았다가 이후 4일간 내리 20.43% 떨어졌다. 정기 주총(3월 27일)을 앞두고서도 이틀간 8%가량 올랐다가 이후 모두 반납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얼라인파트너스 미리캐피털 등 일부 행동주의 펀드는 당장 공격적인 주주제안에 나설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분 공시에 따른 기대만으로 주가가 뛴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홍범 유경PSG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자사주 보유량이 많고 거래량이 적은 기업이 행동주의 펀드의 단골 타깃”이라며 “매도 타이밍을 잡는 게 쉽지 않은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행동주의 분석이 어렵거나 단기 변동성을 견딜 자신이 없다면 단타성 매매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