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분기 첫날인 이달 1일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가산금리를 0.12%포인트 낮췄다. 가산금리뿐만 아니라 지표금리도 낮아져 우리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31일 연 4.33~5.83%에서 이달 1일 연 4.2~5.7%로 0.1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주기형(5년) 주담대 금리도 가산금리 축소로 연 3.6~5.1%에서 연 3.56~5.06%로 0.04%포인트 낮아졌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5일 만에 인상한 주담대 금리를 다시 인하했다.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지난달 26일 연 3.79~6.62%에서 27일 연 4.22~7.98%로 최저금리 기준 0.43%포인트 올렸는데, 2분기 첫날인 이달 1일 연 3.96~7.73%로 0.26%포인트 낮췄다.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은행권 대출금리가 이처럼 출렁인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구나 지난 2~3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재지정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강화한 가계대출 억제 지침을 내린 가운데 은행권 주담대 가산금리가 하락한 것은 특히 이례적이다.
금융당국은 작년까지만 해도 은행에 연간 가계대출 증가폭 목표치를 부여하고 이를 넘지 못하도록 지도했다. 반면 올해부터는 월별·분기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설정해 이를 지키도록 관리 중이다. 1년 단위의 기존 관리 방식에 따라 가계대출이 상반기에 급격히 늘고 하반기에는 실수요자에게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가계대출의 월별 증가폭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기별 목표치를 초과하면 더욱 엄중하게 인식하는 분위기”라며 “새로운 관리 기준이 시작되는 1, 4, 7, 10월 등 분기 첫 달은 3, 6, 9, 12월 등 분기 말보다 가계대출을 공격적으로 취급할 여력이 있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가계대출뿐만 아니라 기업대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만큼 정부의 규제가 심하지 않지만, 은행들은 분기별 최종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높이기 위해 분기 마지막 달에 기업대출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조4937억원(0.3%) 줄었다. 12월을 제외한 달에 기업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2020년 6월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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