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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600클럽 신화

입력 2025-04-02 17:51   수정 2025-04-03 00:15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일하면 도둑) ‘육이오’(62세까지 일하면 오적). 1997년 외환위기 때 고용 불안이 심해지면서 우리 사회에 등장한 신조어들이다. 그나마 회사가 인수합병(M&A)돼 얼마라도 위로금을 받고 나오면 다행이라고 여기던 때다. 이런 힘든 시기를 보내며 직장인 사이에는 ‘400클럽’ ‘500클럽’이란 말도 생겨났다. 월급을 400번(33년4개월), 500번(41년8개월) 받으며 ‘천수’를 누린 샐러리맨을 일컫는다.

이영관 전 도레이첨단소재 회장(78)이 지난달 말 51년6개월간의 직장 생활을 마감했다고 한다. 1973년 10월 이 회사의 전신인 제일합섬에 입사해 1999년부터 26년간 대표이사와 회장을 지냈다. 1년 반 전 이미 ‘600클럽’에 가입했고 지금까지 618번 월급을 받았다. 그가 재임하는 동안 회사 주인은 삼성에서 새한, 일본 도레이로 바뀌었고 회사 이름도 새한, 도레이새한, 도레이첨단소재로 변경됐다. 도레이새한 초대 사장에 오른 이듬해부터 25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끌었다. 이달부터는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 이사장을 맡기로 해 그의 월급 기록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 말고도 현역으로 ‘샐러리맨 신화’를 이어가는 경영인이 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1978년 8월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2019년 회장에 오르며 47년째 HD현대그룹에 몸담고 있다. 류열 에쓰오일 사장도 1982년부터 43년째 근무 중이다. 지난 1월 퇴임한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과 지난해 3월 물러난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도 45년 넘게 근무하며 ‘500클럽’에 가입했다. 권 전 부회장은 퇴임 후에도 상근고문을 맡아 여전히 월급을 받고 있다.

이들에겐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 회사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저마다의 리더십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50여 년간 주인 정신을 갖고 일한 점을 자신의 롱런 비결로 꼽았다. 무엇보다 최대주주와 임직원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았기 때문이다. 탁월한 성과를 내는 ‘500클럽’ ‘600클럽’ 맨들이 더 늘어나길 기대한다.

서정환 논설위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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