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02일 18: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풋옵션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국제중재판정부가 신 회장에게 부과한 이행강제금 결정이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IMM PE 입장에선 신 회장이 국제중재판정부가 내린 판정에 따라 풋옵션 가치 산정에 나서지 않더라도 이를 강제할 방법이 사라진 셈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신 회장이 제기한 국제상업회의소(ICC) 이행강제금 부과 권한심사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중재판정부의 강제금 부과는 국내 민사집행법상 강제집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ICC의 결정의 국내 집행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국제중재판정부가 내린 결정을 일반적으로 국내 재판부가 존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판결이다.
앞서 ICC는 지난해 말 신 회장이 중재판정 이후 30일 내 감정평가기관을 지정하고 풋옵션 주식 가치평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판정했다. 이 판정이 효력을 가지려면 국내 법원의 승인이 필요한 데 법원이 이 효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법원은 신 회장이 감정평가기관을 선정하고 가치평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은 명확히 인정했다.
하지만 강제이행금이 없으면 신 회장이 풋옵션 가격 선정에 나서지 않고 버티더라도 IMM PE가 신 회장을 압박할 방법이 없다. 신 회장 측은 당초 EY한영을 감정평가기관을 정했다가 EY한영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교보생명의 지정감사인으로 선정되자 현재 가격 산정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IMM PE는 법원이 강제이행금 자체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행강제금을 한국 법원에서 정하라고 본 것일 뿐이기 때문에 중재판결 집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IMM PE는 중재판정부의 이행강제금 집행 권한이 없다는 한국 법원에 판단에 불복해 즉시 항소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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