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스프링페스티벌의 매력은 축제 중간중간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바그너 시리즈에서 더 빛났다. 올해는 앞서 연주된 ‘파르지팔’의 어린이 버전을 준비했다. 70분으로 축약된 어린이 버전은 바이로이트페스티벌과 함께한 완성도 높은 공연이었다. 아이들이 무대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도 마련됐다.마법의 효과를 표현하기 위해 반짝이는 화려한 종이 가루를 사용했고, 주인공 파르지팔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주문을 외칠 것을 요청했다. 또 어린이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회차별 관객을 제한하고, 최대한 가까운 자리에서 무대를 경험하게 했다. 70명 안팎의 관객을 수용해 출연진과 스태프들이 관객보다 더 많았다. 미래의 관객인 아이들에게 최고의 클래식 공연을 보여주며 클래식 음악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클래식 시장을 가진 일본의 저력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4월에도 축제는 계속된다. 마렉 야노프스키가 다시 한번 NHK교향악단과 베토벤 ‘장엄미사’를 무대에 올리고, 리카르도 무티가 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레스피기 ‘로마의 소나무’를 지휘한다. 오페라도 이어진다. 푸치니 시리즈로는 지휘자 옥사나 리니브가 ‘나비부인’을 선보이고, 지휘자 조너선 노트가 요한 슈트라우스 ‘박쥐’ 전막을 선보인다. 그의 최고 파트너 도쿄심포니가 함께한다. 이 밖에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키릴 게르슈타인, 바리톤 토마시 코니에츠니 등 현시대 최고 예술가들이 함께하며 마지막 벚꽃잎이 떨어질 때까지 음악은 멈추지 않는다.
도쿄=허명현 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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