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호에 올라서 보니 일반적인 화물 운반선과 구조가 달랐다. 앞쪽은 일반 선박과 비슷했지만 갑판 뒤쪽엔 탱크 크기만 한 매설기(무인수중작업정)와 대형 크레인이 있었다. 매설기와 크레인은 해저케이블을 바다에 포설할 때 쓰는 필수 장비다. 배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특수 장비도 있었다.포설선은 일반 선박과 달리 후진과 좌우로 움직이는 게 가능하다. 이 기능은 출렁이는 파도와 바람에도 안정적으로 케이블을 매설할 수 있게 해준다. 예컨대 서쪽으로 파도가 세게 불어오면 포설선이 동쪽으로 추진력을 가동하면서 제자리와 균형을 유지한다.
매설 경로를 정하면 배에 있는 매설기가 대형 크레인을 통해 해저로 투입된다. 매설기는 해저 지표면을 파는 동시에 배에서 내려오는 케이블을 땅에 매설한다. 수심 1000m를 넘어가면 케이블이 어선이나 어망과 접촉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케이블을 가라앉히는 방식을 사용한다.
포설선은 척당 가격이 3000억~4000억원이다. 전 세계적으로 심해 작업을 할 수 있는 포설선은 40~50척에 불과하다. 포설선 5대를 보유하면 ‘메이저 포설 업체’로 분류되는 이유다. LS마린솔루션은 포설선 3척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세계로호(8323t)와 GL2030호(8030t)가 심해 작업이 가능하다. LS마린솔루션 포설선 3척은 하역과 정비를 위한 시간 외에는 바다에서 작업 일정을 소화한다. LS마린솔루션은 해외 프로젝트를 확대하기 위해 포설선 추가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거제=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