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상풍력은 늘어나는 전기 수요와 탄소중립(넷제로) 트렌드를 동시에 맞출 수 있는 최고의 대안입니다. LS마린솔루션이 5년 내 매출과 영업이익을 4배 키우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운 이유입니다.”
해저케이블 포설 전문기업 LS마린솔루션의 김병옥 신임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태양광발전 시설을 확대하기에는) 국토가 좁은 한국이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을 대폭 늘릴 수 있는 방법은 해상풍력뿐”이라며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도 개척해 2030년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LS전선은 2023년 KT서브마린을 인수해 LS마린솔루션으로 이름을 바꿨다. LS전선이 수주한 해저케이블 일감을 토대로 빠르게 사세를 불렸다. 매출은 2022년 428억원에서 지난해 1303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고, 같은 기간 66억원 적자에서 124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김 대표가 5년 내 4배 성장을 자신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해상풍력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데다 해저케이블을 포설할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 LS마린솔루션밖에 없어서다. LS마린솔루션은 포설선 3척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한 척(미래로호)은 국내에 하나뿐인 매설 전용선이다.
그는 “‘화석연료로 귀환’을 선언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도 해상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거대 시장인 유럽연합(EU)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에 탄소중립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2030년 넷제로를 목표로 내건 애플은 국내 협력사에도 목표 시점에 맞춰 100% 신재생에너지로 제품을 생산하라고 다그치고 있다.
김 대표는 “세계적인 탄소중립 움직임에 따라 한국 정부도 0.1기가와트(GW) 규모인 해상풍력발전 생산량을 2030년까지 14.3GW로 늘리기로 했다”며 “국내에서만 매년 4000억~5000억원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이 생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진출 계획도 세웠다. 모기업 LS전선과 함께 입찰에 참여한 대만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대표적 예다. 김 대표는 “대만에는 포설 전문 업체가 없는 데다 중국 기업은 입찰이 제한된다”며 “대만 프로젝트 수주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 개척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입찰 결과는 이르면 올 하반기에 나온다. 김 대표는 “LS마린솔루션의 가장 큰 경쟁력은 LS전선과 함께 ‘턴키’(케이블 납품 및 시공 일괄 진행)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발주 업체들이 턴키로 일감을 맡기려는 추세가 확산하는 만큼 수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도 해상풍력 수요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전력난을 고려할 때 화석연료만으로 부족한 전기를 다 채우기는 어렵다”며 “2028년 LS전선의 미국 케이블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는 만큼 턴키 방식으로 미국 해저케이블 포설 시장을 뚫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통신케이블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구글, 메타 등과 해저 통신케이블 사업을 수행한 경험을 토대로 MS와도 신규 프로젝트를 협의 중”이라고 했다.
박의명/김채연 기자 uimyu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