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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간신용 절반이 부동산으로 가선 미래 없다

입력 2025-04-06 17:33   수정 2025-04-07 00:10

한국의 부동산 신용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93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민간 신용의 절반 가까운 규모(49.7%)다. 지난 10여 년간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부문에 공급한 신용이 연평균 100조원 이상 늘어난 결과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금융 안정 측면의 리스크 요인일 뿐 아니라 성장동력을 약화시켜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경고했다. 손쉽게 이자를 챙길 수 있는 부동산으로만 대출이 몰리고 기업 등 모험자본 대출 비중은 줄어드는 나라에서 새로운 산업은 물론 금융산업도 성장하기 어렵다는 건 분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폭탄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묻히기는 했지만, 지난주 한은과 금융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정책 콘퍼런스는 주목할 만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금융을 이끄는 F4 중 3인이 부동산 대출 문제를 놓고 공개 대담을 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그중에서도 이 총재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대출 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은 새로운 산업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금융 안정에 부담이 되고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 등을 향해서도 “당분간은 부동산보다 다른 산업에 대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집값을 올리고 가계부채를 늘리는 무분별한 정책금융을 줄이자는 제안도 했다. 정부와 정치권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소폭 낮아지긴 했지만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여전히 세계 최상위권이다. 이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90%대로 경제 성장이나 금융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기준선인 80%를 훌쩍 넘는다. 부동산 쏠림을 해결하지 않고는 풀 수 없는 문제다. 미국발(發) ‘관세 폭탄’만큼이나 부동산발(發) ‘가계 빚 폭탄’에도 정면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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