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자산운용이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에 뛰어든 지 6개월 만에 수익률 1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인 김태우 대표(사진)를 중심으로 글로벌 주식 운용 역량을 강화한 게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하나더넥스트 TDF’는 빈티지 2030(6.76%), 2035(7.14%), 2040(7.80%), 2045(8.56%), 2050(8.45%) 부문에서 지난 4일 기준 최근 6개월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다. 2055 빈티지에선 수익률 8.46%를 기록하며 2위에 자리했다.
TDF는 가입자의 생애주기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투자 비중을 자산배분곡선(글라이드 패스)에 따라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자산배분 펀드다. 은퇴 예상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은 높인다. 상품명에 따라붙는 2030, 2040 등은 은퇴 예상 시점으로, ‘빈티지’라고 부른다.
하나더넥스트 TDF는 6개 빈티지 중 2055를 제외하고 수익률 1위를 싹쓸이 중이다. 지난해 9월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가 단기에 최상위권에 안착한 것이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던 2000년대 중반부터 TDF에 관심을 뒀기 때문에 누구보다 상품 구조와 전략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TDF 성과는 자산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 분산 효과를 극대화하는 EMP 펀드에 달려 있는데, 하나운용엔 특화된 인력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해외 주식은 환노출, 해외 채권은 환헤지로 운용해 타사 대비 달러화에 대한 환 노출도가 높은 점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운용은 2023년 스위스 투자은행 UBS와 결별한 뒤 혹독한 체질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작년 ETF 브랜드를 ‘1Q ETF’로 바꾼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최근엔 상품 라인업 확충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올 들어 ‘1Q 미국배당30’ ‘1Q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1Q 미국S&P500’을 차례로 신규 상장했다. 지난달 내놓은 ‘1Q 미국S&P500 ETF’는 국내 동일지수 추종 ETF 중 최단기간 순자산 500억원을 돌파했다.
3년 임기를 새로 시작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비은행 강화’를 위한 핵심 신성장 동력으로 운용업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 함 회장은 이례적으로 하나운용을 방문해 업무 보고를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운용업계 최후의 격전지는 퇴직연금 시장이 될 것”이라며 “연금 투자자를 위한 혁신 상품을 끊임없이 내놓고 내년까지 ‘TDF 톱3’가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쟁사 상품을 단순 복제해 보수만 낮추는 전략은 쓰지 않겠다”며 “단 한 개의 상품을 내놓더라도 제대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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