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9일 중국에 10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19개월 내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위안화 평가 절하로 맞선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전날보다 0.04% 올린 7.2066위안으로 고시했다. 2023년 9월 이후 최고다. 인민은행은 전날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7.2위안대로 높였다. 중국은 그동안 위안화 환율이 7.2위안을 넘지 않도록 관리해 왔는데 이를 허문 것이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 절하에 나선 것은 미국의 고율 관세로 타격이 불가피한 수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중국에 8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등 예고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강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과 3월에도 중국에 각각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써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는 104%로 높아졌다. 대미 수출이 사실상 힘들어지는 것이다. 위안화 가치를 낮추면 관세 충격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관세 발효 전 워싱턴DC에서 열린 공화당의회위원회(NRCC) 만찬에서 “중국은 오늘 통화를 절하한다는 발표를 했다”며 “그들은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오늘 밤(한국시간 9일 오후 1시1분) 발효되는 ‘중국 제품에 대한 104% 관세’가 그들이 협상할 때까지 유효한 이유”라고 했다.
미·중 관세전쟁이 격해지면서 원화 가치도 급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원90전 오른 1484원10전에 마감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이징=김은정/워싱턴=이상은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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