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개별 상호관세 15%를 90일간 유예하는 대신 방위비 분담금 등 안보 이슈를 ‘패키지 딜’로 협상하자는 뜻을 재차 밝혔다. 한국으로선 시간을 번 셈이지만 숙제를 두 배로 안게 됐다. 국방부까지 포함한 범부처 협의체를 구성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권한대행의 주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을 추가해 협상의 판을 키우자고 압박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안보 이슈는) 무역과는 관계가 없지만 우리는 그것을 (협상의) 일부로 할 것”이라며 “각국에 대해 한 개 패키지로 다 담는 것이 합리적이고 깔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경제와 안보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관세 장벽 철폐 등 무역적자 해소, 조선 등 산업 협력 외에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까지 협상 패키지에 추가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하면서 협상의 주체와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사안에서도 부처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데, 방위비 분담 등 국방부 소관 업무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관가에서는 국방부까지 포괄하는 범부처 협의체가 구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양보할 수 있는 것과 얻어낼 수 있는 것과 관련해 부처 간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한 권한대행이 이를 조정할 대표를 정해 협상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왕에 판이 벌어진 상황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은 “주한미군 분담금을 어느 정도 인상해 주는 대가로 미국의 확장억제 및 북한 비핵화 의지를 확실히 재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리안/이현일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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