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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안동·의성은 놀러도 안 간대요"…속 타는 주민들

입력 2025-04-12 09:53   수정 2025-04-12 09:54

3월 경북 안동과 의성 등을 강타한 대형 산불로 많은 이들이 막대한 재산 피해를 보았다. 하지만 지금 이곳 지역 사람들을 더 아프게 하는 것은 산불 지역이라는 '낙인'이다.

안동은 하회마을, 봉정사, 만휴정 같은 문화유산이 밀집한 대표 관광도시다. 하지만 대형 산불 발생으로 안동이 '불탄 도시', '위험한 지역'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까 봐 시민들 사이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다들 안동·의성은 놀러 안 간대요"
"산불도 언젠가는 복구되겠지요. 그런데 사람들의 인식은요? '산불 난 지역'이라고만 이미지가 박혀버릴까 봐 겁이 나요."

경북 안동시 안동구시장에서 30년째 장사를 하는 김 모 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안동의 산불 피해 지역과는 다소 떨어진 이곳에서 장사하고 있지만, 산불 이후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김 씨는 "사람들이 '안동? 거기 산불 난 데잖아' 하면서 꺼리는 느낌이다"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서 '안동' 혹은 '의성'을 검색하면, 자동완성 연관 검색어로 '산불'이 가장 먼저 등장한다. 지역 주민들이 도시 이미지를 걱정하는 이유다.

의성과 안동에서 나고 자란 이 모 씨는 "주말마다 의성 집에 다녀오곤 하는데, 의성 다녀왔다고 말하면 주변 사람들이 '위험한 동네인데 왜 갔냐. 당분간은 그쪽으론 놀러도 안 갈 것'이라고 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 "광우병 때처럼"…과거 상처 떠올리는 안동 시민들
안동, 의성 시민들의 우려는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른바 '이태원 참사' 이후 이태원 지역 전체가 기피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 사례를 떠오르게 한다. 당시 이태원 참사로 인해 인근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다.

안동구시장에서 만난 김준년 안동찜닭협회 회장은 "큰일 겪고 나서는 그 동네 가기 어렵다는 이미지가 생기지 않냐"며 "매스컴에서 안동이 다 타버린 것처럼 말하니까 시내에서 장사하는 사람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이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데는 과거의 경험도 한몫한다. 2008년 이른바 '광우병 논란' 당시 인터넷을 통해 '안동 시민이 외국에 나갔다가 광우병을 가져왔다'는 잘못된 정보가 확산했다. 미국산 소고기로 인해 사람에게 광우병이 발생한 사례가 전무했음에도 허위, 왜곡된 내용이 널리 퍼진 것이다.

안동찜닭거리에서 만난 한 상인은 "예전에 광우병과 관련해 헛소문이 돌아 안동 사람들이 오해받았을 때 큰 상처였다. 내 고향이 마치 전염병의 발원지처럼 취급됐다"며 "우리처럼 관광단지에서 자영업 하는 사람들은 지역 이미지 하나로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고 털어놨다.
◇ "재난 이후가 더 중요"…관광지 이미지 회복 절실
전문가들은 산불과 같은 재난 이후, 해당 지역 전역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고착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남조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관광객 입장에서는 재난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모습을 마주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재난이 발생한 이후 피해 지역 시민들이 이중고를 겪지 않으려면 지자체 차원에서 신속한 대처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19년 강원도에서 산불 피해가 발생했을 당시, 강원도와 강릉시 등 지자체들이 '관광지에는 피해가 없으니 안심하고 여행하러 오시라'며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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