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강해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NH투자증권에 의뢰해 이 증권사 계좌에서 30억원 이상을 굴리는 고액 자산가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일 기준 고액 자산가들의 금 현물 보유액은 556억원으로 1년 전(274억원)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체 투자 자산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 투자 수요가 증가한 데다 금 현물 가격(KRX 금시장 기준)이 이 기간 39.14% 올라 평가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현금성 자산인 환매조건부채권(RP) 보유금액은 2327억원에서 3481억원으로 늘어 2위(49.6%)를 차지했다. 주식시장이 요동치자 안정적으로 자금을 굴릴 수 있는 RP 비중을 늘린 영향이다. RP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채권을 판매하고 일정 기간 후 다시 매수하는 조건으로 거래하는 금융 상품이다. 국공채나 특수채 등 우량 채권에 투자해 안정성이 높다.
NH투자증권 고액 자산가들의 국내 주식 보유금액은 3조9490억원으로 한 해 전(4조6332억원)보다 14.8% 줄었다. 신탁 자산은 1조795억원에서 5015억원으로 53.5% 급감했고, 파생상품 투자는 2670억원에서 1899억원으로 28.9% 줄었다. 신탁 자산은 비상장주식 등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낮아진 영향을 받았다.
자산가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미·중 양국 간 ‘관세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은 11일 미국산 수입품 관세율을 기존 84%에서 125%로 인상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누적 관세율을 145%로 높인 데 따른 보복성 조치다. 성 센터장은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국채를 추가 매입하려는 움직임도 있다”며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저쿠폰(낮은 액면금리) 장기채 등이 주요 고려 대상”이라고 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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