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같은 상황은 생성 AI 기업이 처한 딜레마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메타 라마, 중국 딥시크 등 오픈소스 방식으로 생성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자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보급형 시장에선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AI업계 관계자는 “오픈소스는 추격자가 선도자의 목덜미를 잡기 위한 가장 좋은 방식”이라며 “중국만 해도 공짜로 쓸 수 있는 딥시크가 있는데 굳이 돈을 내고 챗GPT를 사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만 해도 2022년 2800만달러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 37억달러로 급증했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챗GPT 기본 모델 구독료와 관련해 오픈AI는 2029년까지 월 44달러로 점진적으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AI 사용료발 인플레이션에 각국 정부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은 수익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에선 대선에 도전하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 국민 무료 AI’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핀란드도 오로라AI 프로젝트를 통해 AI 서비스를 공공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면 가격 저항을 무너뜨릴 만큼 높은 사양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전력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AI 모델의 대규모 추론은 서버 단위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모델을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의 서버, 네트워크, 냉각, 전력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다중 모달, 실시간 음성 인터페이스, 초장문 분석 등 고급 기능을 제공하려면 더 많은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AI업계 관계자는 “구독형 생성 AI 모델 중에서 끝까지 생존할 수 있는 곳은 몇 개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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