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항체 기술을 이용해 기존 T세포 인게이저(TCE)가 지닌 한계점을 뛰어넘겠습니다.”윤상순 싸이런테라퓨틱스 대표(사진)는 “해외 기업에서 항체 기술력을 인정받아 기술이전(LO)도 기대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TCE란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인 T세포와 암세포를 연결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항체 치료제다. 개인 맞춤형 고가 치료제인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와 달리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과거엔 주로 혈액암에만 효능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고형암에서도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잇따라 국내외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싸이런테라퓨틱스는 2023년 TCE 개발을 선언한 셀트리온의 지분투자를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윤 대표는 “우리 방식이 속도는 느릴 수 있지만 생명체가 면역 반응으로 만들어 내는 항체가 실제 몸에서 작동하는 항체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싸이런테라퓨틱스의 항체 발굴 및 개발 능력이 셀트리온의 ‘선택’을 받으며 인정받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싸이런테라퓨틱스는 셀트리온이 원하는 항체 개발 용역을 맡아 진행하며 신뢰를 쌓았다. 2023년엔 최대 1조1580억원 규모 다중항체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같은 해 싸이런테라퓨틱스에 2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까지 확보했다. 윤 대표는 “삼중항체 기반 TCE를 공동 개발 중이며 결과물은 셀트리온이 연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개발 트렌드는 삼중항체다. 그동안 승인된 TCE는 일부러 면역세포를 끌어당기는 능력(결합력)을 낮췄다. 면역세포를 강하게 끌어당기면 항암 능력이 높아지지만 전신 염증 같은 부작용도 심해지기 때문이다. 대신 그만큼 약효도 약해진다. 윤 대표는 “전신 염증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항암 효능은 높이기 위해 암세포에 붙은 면역세포의 반응만 선별적으로 높이는 ‘면역 보조 시그널’ 방식이 대안으로 떠올랐다”고 했다.
싸이런테라퓨틱스도 면역 보조 시그널을 도입한 삼중항체 TCE를 독자 개발 중이다. 기존 TCE(탈라타맙)와 같은 표적을 공략하면서 면역 보조 시그널을 더해 효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윤 대표는 “동물 실험에서 항암 효과가 경쟁 후보보다 높았고 효과 지속 기간도 길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항체 설계 능력을 바탕으로 싸이런테라퓨틱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도 진출했다. ADC 개발에 쓸 신규 항체를 개발해 영국 소재 ADC 플랫폼 기업과 물질이전계약(MTA)을 논의 중이다. 윤 대표는 “글로벌 기술이전 사례를 기반으로 연내 시리즈A 투자 유치까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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