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가격이 왜 이래?"…배민 주문하다 '화들짝' 놀란 까닭 [현장+]

입력 2025-04-16 20:00   수정 2025-04-16 22:31


"포장 주문도 배달 업체가 수수료를 받기 시작해 애플리케이션(앱)에 보이는 가격은 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15일 저녁 경기도 소재 한 치킨 가게. 치킨 가격이 갑자기 너무 올라 깜짝 놀랐다는 손님에게 점주 정모 씨는 "가게 전화로 직접 연락하거나 현장 결제하면 이전 가격과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매장에서 판매 중인 '옛날치킨' 가격은 2마리 기준 1만8000원이지만, 배달앱으로 주문하면 배달과 포장 모두 2만4000원이다. 배달앱을 이용하면 6000원 더 내야 하는 셈이다.

정 씨는 "평소 포장 주문량이 많은데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치킨을 판매하는 만큼 배민에 내야 하는 비용이 덩달아 많아져 부득이하게 이중 가격으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직접 주문을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배달의민족이 지난 14일부터 포장 주문 서비스를 전면 유료화한 뒤 일부 매장에선 이처럼 배달앱 주문 가격과 현장 결제 가격을 다르게 운영하는 이중 가격제를 채택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후 신규 가입한 점주에게만 3.4%의 포장 수수료를 부과해온 배민이 모든 점주 대상으로 확대하고 수수료도 6.8%로 올려 받으면서다.

배민의 포장 수수료 부과에 따른 점주들의 지출 부담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형국. 포장 수수료 부과 소식이 알려지면서 앱 이용 대신 가게로 직접 연락해 주문하는 고객도 있지만, 배달 플랫폼이 포장 할인쿠폰을 발급하면 다시 배달앱을 통해 포장 주문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14년째 서울 을지로에서 김밥집을 운영 중이라는 최연욱 씨(54)는 "손님이 너무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를 내더라도) 플랫폼 주문을 받는 경우가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씨는 "다른 플랫폼도 이용하지만 한 주에 한 두 건 정도고, 배민 포장 주문이 많다"면서 "이제 포장 수수료까지 받으니 사실 별로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20분께부터 40분가량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배달앱 주문은 없었다. 직접 음식을 포장하러 온 고객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최씨는 "이렇게 포장하러 오는 손님들에게 고맙다"면서도 "플랫폼에서 쿠폰 뿌리면 고객들이 다시 배달앱에서 포장 주문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대안이 없다. 지금은 직접 매장을 방문해 구매하기도 하지만 결국 배달앱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성수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윤모 씨(35)는 "배달이나 포장 주문을 받으려면 높은 수수료 부담에도 어쩔 수 없이 (배달 플랫폼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수수료 낮은 다른 앱이 있다고 해도 이용 고객도 적고 홍보가 잘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대안이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부가서비스와 수수료 부과 방식은 수시로 바뀌는 구조"라며 "플랫폼 정책과 계산에 능통하지 않으면 사실상 일반 점주가 지출 비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달리 대안이 없어 매출을 더 늘리면 된다는 식으로 넘어가려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배민 측은 포장 주문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수수료를 부과했다는 입장. 포장 주문은 최소 주문금액이 없어 배달 서비스 대비 소비자 접근이 용이하고, 배달 비용이 들지 않아 업주 부담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배민은 포장 주문 중개료를 받는 대신 연간 300억원 규모의 마케팅 프로모션 투자 및 중개 이용료에 기반한 서비스 재투자를 적극 진행해 업주를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포장 주문 해지, 이중 가격 운영 등 자영업자 반발은 상당히 크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플랫폼 수수료 정책은 더 이상 단순하게 기업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민생 물가와 소비자 후생에 직결된 공공적 성격의 이슈"라면서도 "소비자도 플랫폼을 통하지 않는 직거래 소비가 상생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은 확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플랫폼의 편리함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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