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메리디언인터내셔널센터. 한·미 우주방산 분야 주요 기업 30여 곳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에선 존리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을 수석대표로 현대자동차, LIG넥스원 등의 관계자가 참석했고 미국에선 스텔스 폭격기를 개발한 세계 최대 우주방산 기업 노스럽그루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세운 발사체 기업 블루오리진 등의 핵심 관계자가 참석해 ‘한·미 뉴스페이스 세미나’라는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이 같은 규모로 양국의 민간 기업이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우주항공청은 외교부, 메리디언인터내셔널센터와 공동으로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다. 한·미 4차 우주대화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주도할 양국의 민간 기업이 머리를 맞댔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우주방위산업만 해도 미 항공우주국(NASA) 등 관(官) 중심에서 스페이스X 같은 민간 기업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 우주 시대가 열리면서 대량 제조 역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으로서도 제조 역량이 풍부한 한국과의 우주 동맹을 원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LIG넥스원만 해도 정찰위성과 감시·추적 시스템을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노스럽그루먼은 미군의 주요 정찰·통신 위성 체계를 구축한 기업이다. 한국형 감시위성 체계(KASS)와 미래 군사통신 인프라 구축 등의 분야에서 공조할 여지가 많다.
현대차는 ‘달 탐사용 로버’ 개발 프로젝트를 계기로 NASA와 기술을 교류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민간 기업과 우주 로봇 주행 플랫폼, 전기 구동 우주차량 개발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과학계에선 우주청이 이번 세미나를 기점으로 단순한 기술 관료 조직이 아니라 민간 기업의 해외 협력을 위한 ‘우주산업 외교 플랫폼’ 기능을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존리 임무본부장은 “한·미 정부 간 협력이 민간 기업 협업으로 이어져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며 “우주청이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외교 채널이 되겠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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