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2일 07: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가 SK증권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 등 대주단에서 조달한 대출금을 약정 기한 내에 상환하지 못했다. 담보로 제공한 SK증권 주식의 가치도 40% 가까이 급락해 담보권 실행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자금 회수에 차질이 불가피해지자 대주단은 대출 조건 변경 없이 6개월 대출기한 연장이라는 임시방편을 택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증권의 최대주주인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가 지난달 말 산업은행을 비롯한 5개 기관 대주단과의 주식 담보대출 계약을 6개월 연장했다고 공시했다. 제이앤더블유는 오는 9월까지 대출금을 상환해야한다.
제이앤더블유는 2018년 SK증권을 515억원에 인수한 이후 같은 해 유상증자를 단행해 지분 9.09%를 추가로 매수했다. 유상증자를 할 때는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299억원을 차입했다. 이후 수 차례의 지분 매입과 매도를 거쳐 현재 지분 19.91%를 보유중이다. 2023년 대출을 재계약했고, 대출금과 이자율이 늘어 현재 대출금은 612억원이다. 산업은행 등 4개 대주단이 SK증권 지분 19.6%을 담보로 잡고 빌려줬다. 최대주주 지분의 대부분이 담보로 잡혀있는 셈이다.
대출계약상 담보유지비율은 111%로 설정돼 있어 담보 주식의 시가총액이 최소 679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기준 담보 주식의 총가치는 400억 원대에 불과하다. 2023년 3월 재계약 당시 700원대였던 SK증권 주가는 현재 450원선까지 하락했다. 이미 기한이익상실(EOD) 선언 시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주요 대주단인 산업은행 등 대주단이 코너에 몰렸다고 보고 있다. EOD를 선언하더라도, 대출금을 온전히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주가가 더 떨어져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울며 겨자먹기 심정으로 대출기한을 일시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인수금융 만기를 연장하려면 담보를 추가로 설정하거나 금리를 변경하는 등 조건을 바꾸는 게 일반적인데 아무런 조건 변경 없이 6개월 연장해줬다는 건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는 2015년 장욱제·크리스토퍼 왕 공동대표가 설립했다. 이곳의 핵심 운용인력인 김경남 씨는 김신 SK증권 사장과 미래에셋증권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이런 인연 덕분에 SK증권은 당시 신생 PEF에 가깝던 제이앤더블유의 품에 안겼다. SK증권은 제이앤더블유의 품에 안긴 이후 SK시큐리티 인베스트먼트 아시아, SKS PE, SK크레딧, 트리니티자산운용, 엠에스상호저축은행 등 여러 자회사를 인수·설립하며 몸집을 확대했다.
하지만 수년간 SK증권의 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83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자기자본투자, 부동산PF 등에서 손실을 냈다. 계열 금융사들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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