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X들이 해먹는 나라"…이국종, 결국 국방부에 사과

입력 2025-04-20 11:58   수정 2025-04-20 11:59



군의관 대상 강연에서 우리나라 의료체계 현실을 비판하며 부적절한 언사를 한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 국방부에 사과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 병원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관련 발언이 알려진 뒤 국방부 담당자에게 연락해 '군의관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지만 결과적으로 죄송하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국방부는 이번 사안을 사실상 불문에 부치기로 했다. 발언 수위가 다소 높았지만 그런 취지로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이 병원장은 지난 14일 충북 괴산의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의무사관 후보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며 '의정 갈등'과 필수과목 기피 등 의료계 현황에 대해 쓴소리했다.

그는 "한평생을 외상 외과에서 죽도록 일했는데 바뀌는 건 하나도 없더라. 내 인생 망했다. 나랑 같이 외상 외과 일하던 윤한덕 교수는 과로로 죽었다. 너희는 저렇게 되지 마라"고 하거나 "너희도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조선에는 가망이 없다. 탈조선 해라"는 등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또 "조선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 놈들이 해 먹는 나라다. 수천 년 이어진 조선의 DNA는 바뀌지 않는다"라고도 지적했다.

해당 강연 내용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이국종이 저런 말 할 정도면 현실이 어떻길래"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치권도 화답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과생 안철수가 좌절을 끝내겠다"며 "이제 우리도 현장을 알고,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때 우리 당 비대위원장 후보로까지 거론될 만큼 영향력이 컸던 그가 '한국을 떠나라'고 말할 정도로 절망했다니 참담하다"며 "이국종 교수 덕분에 전국 권역별로 17개의 중증외상센터가 생기고, 닥터헬기 시스템이 도입됐다. 그러나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지금, 그는 '달라진 것은 없고, 함께 일하던 교수는 과로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며 "그의 좌절은 곧 한국 의료, 나아가 대한민국의 좌절이다"고 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정책이 '무리한 정책'이었음을 지적하며 "단지 의대 정원을 늘리면 지방·필수 의료 인력이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는 '낙수효과' 논리는 너무나 무책임했으며, 바이탈 의사에 대한 모독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 결과, 세계가 부러워하던 '저비용 고효율'의 대한민국 의료체계는 큰 타격을 입었고, 이런 일이 없었다면 돌아가시지 않았을 희생자 만 명 이상이 돌아가시고 5조 원 이상의 국고를 낭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에는 주요 과학기술 연구개발 예산이 반토막 나며, AI, 바이오 등 핵심 기술 개발이 중단됐고, 이공계 연구자들은 짐을 싸서 해외로 떠났다"며 이공계 인재 유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안 의원은 "이러니 한국을 떠나라는 자조 섞인 말, 문과 x가 다 해 먹는 나라라는 말이 나왔다고 본다"며 "듣기 불편하지만, 제 주위의 의사, 과학자, 교수 중 이런 말을 하는 분이 적지 않다"고 공감했다.

개혁신당 대선후보인 이준석 의원 또한 15일 SNS에 "대한민국의 DNA를 바꿀 수 있도록 과학, 이성, 합리, 문제해결의 새 길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직역의 전문성을 무시한 채 현장에 무지한 고위 공무원들이 국가의 중대사를 엉성하게 결정했다가 상황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라며 "대표적인 사례가 대통령이 '2000'이라는 숫자에 꽂혀 의대 증원을 한꺼번에 2배 가까이 늘렸다가 의료 붕괴를 초래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번에 또 이재명 후보가 AI에 100조원을 투자하겠다느니 AI 기본 국가를 만들겠다느니 하면서 유행하는 키워드 하나에 꽂힌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윤석열식 망상의 복사판이다. 제발 이런 무지성 숫자놀음 좀 그만하자"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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