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이런 미국발 관세 위기를 ‘신차 효과’로 넘어서기로 했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하이브리드카 모델을 확대하고 베스트셀러인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투싼 신차를 내놓기로 했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신차를 역대 가장 많이 출시하는 식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아울러 유럽·인도 시장을 겨냥한 소형차를 내놓는 등 신시장 개척과 확대를 위해 맞춤형 차량도 대거 선보이기로 했다.

핵심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다.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 GV80, GV80 쿠페, G80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에 들어가는 후륜 구동용 2.5 터보 하이브리드 개발도 완료했다. 국내 첫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도 나온다. 연말에 나오는 GV70에 적용된다. EREV는 전기차와 같이 전력으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하는 차량이다. 완충 시 9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점에서 상당한 수요가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기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 후속 모델(2세대)에도 내년 초 하이브리드카 모델이 도입된다. 셀토스는 지난해 31만 대 팔린 스테디셀러다. 북미 전용 모델인 SUV 텔루라이드 후속 모델(2세대)에도 하이브리드 트림이 내년 상반기 추가된다.
현대차그룹이 하이브리드카 라인업 확대에 나선 것은 당분간 하이브리드카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검증된 엔진’을 ‘상품성 있는 모델’에 더 많이 장착해 관세 여파로 쪼그라들 수 있는 시장 방어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전년(69만5000대)보다 30.1% 늘어난 90만4000대였다.
맞춤형 모델도 현대차그룹이 꼽은 ‘위기 대응 키워드’ 중 하나다. 소형차 수요가 많은 유럽과 인도 등을 겨냥한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베이온 풀체인지 모델이 대표적이다. 내년 말 나온다. 내년 상반기에는 남미 수출용으로 소형 해치백 i20의 전기차 모델 양산에 나선다.
베스트셀링카의 완전변경(풀체인지)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차도 쏟아낸다. 작년 현대차 미국 판매 1위인 SUV 투싼(20만6126대)은 5세대로 완전변경된다. 미국 판매 ‘넘버 2’ 엘란트라(13만6698대)도 완전변경을 거쳐 8세대로 출시된다. 두 차량 모두 하이브리드 모델을 함께 판매한다. 내수 시장에서 탄탄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랜저와 싼타페, G90은 얼굴을 바꾼 부분변경 모델로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내년 신차 출시 대수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중 가장 많은 수준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만큼 연구개발(R&D) 능력과 자금력을 갖추지 못한 메이커는 따라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김보형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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