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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파마 R&D 구조조정에 K바이오 '된서리'

입력 2025-04-21 17:38   수정 2025-04-29 15:24

국내 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 무산이 이어지자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반환받은 신약 기술의 임상에 실패해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글로벌 제약사의 투자심리 위축과 전략 변화 속에서 국내 바이오업계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상폐 우려 나오는 브릿지바이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는 이날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회사는 지난 14일 장 마감 이후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BBT-877의 임상 2상 결과에서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15일부터 줄곧 하한가를 달리고 있다. BBT-877은 브릿지바이오가 2019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총액 1조46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가 이듬해 반환받은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후 브릿지바이오가 자체적으로 임상 개발을 진행했다.

회사는 상장폐지 우려까지 받고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3월 최근 3년간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2회 이상 50%를 초과함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내년 3월 말까지 법차손 비율 요건을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를 논하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된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홈페이지에 낸 입장문을 통해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고 전략적 제휴 및 재무적 투자 유치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연내 상장 유지를 충족할 규모의 자본 조달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 높아지는 기술수출 문턱
바이오업계는 지난해부터 악재가 줄줄이 이어졌다.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특례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13개다. 2022년 3개와 2023년 5개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기술반환도 속출했다. 올릭스, 유한양행, 큐라클, 노벨티노빌리티 등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을 반환받았다. 기술수출이 잇따라 무산되는 배경에는 글로벌 제약사의 전략 변화가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과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다.

IRA는 2022년 8월 미국에서 통과된 경제·복지·기후 법안이다. 그중 제약업계를 강하게 압박하는 조항은 약가 협상 조항이다. 2023년부터 준비가 시작됐고 2026년부터 처방약 가격이 협상을 통해 인하될 예정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약가 인하 행정명령’에 서명해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특허 절벽까지 마주하고 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약 50개의 블록버스터(매출 1조원 이상) 의약품이 특허권을 잃는다. 특허가 만료되면 수십 개의 저렴한 복제약을 출시하게 된다. 이는 제약사 수익성에 직격탄이다. 그만큼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쏟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국내 바이오업계가 글로벌 기술수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기술을 받환받은 기업들은 자체 개발을 진행하거나 다른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을 재추진하고 있다. 올릭스는 지난해 프랑스 테아오픈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반환받은 황반변성 신약에 대해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벨티노빌리티는 미국 아셀리린으로부터 반환받은 자가면역질환 신약을 다른 제약사에 기술이전한다는 방침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내 바이오기업이 글로벌 기술수출을 위해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기술반환 등 예기치 못한 변수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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