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용인시 등에 따르면 사업지 인근 주민으로 구성된 원지회는 2020년 초부터 세차장 설치, 도로 확충, 초등학교 이전, 공사 피해 보상안 마련 등 다양한 요구를 내세웠다. 원지회는 처음엔 SK하이닉스 팹(Fab)이 들어설 원삼면 독성리와 죽능리 주민들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해 보상을 받았다.
하지만 사업장 밖인 맹리, 좌항리 주민들이 주도권을 넘겨받아 용인시와 SK하이닉스를 상대로 각종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올 2월에도 원지회 소속 청년 10여 명이 모여 SK하이닉스와 용인시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최근에는 건설 현장 근로자들의 식사 문제가 갈등의 불씨가 됐다. 공사를 맡은 SK에코플랜트가 건설 현장 내에 자체 구내식당 세 곳을 두기로 방침을 정하고 일부 운영을 시작하자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주민들이 반발했다. 현장 내 세 곳의 식당은 최대 1만 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규모로 마련된다. 한 끼에 5900원 수준으로 8000~1만원대의 외부 식당보다 저렴하다.
외식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은 현장 내 식당 운영과 관련해 “SK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미 원삼면 일대에는 현장 근로자를 겨냥한 몇몇 한식 뷔페와 국밥 식당 등이 들어섰다. 이들 중에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사가 진행된 평택 고덕동 인근에서 한식 뷔페를 운영하다가 원삼면으로 식당을 옮겨온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삼면에서 어죽 가게를 운영했다가 최근 폐업한 김모씨(64)는 “동네 식당을 외면하고 내부 식당으로 밥을 해결하려는 건 지역 상권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용인시 관계자는 “평택의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과 달리 원삼면에는 1만 명의 식사 인원을 감당할 식당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안목으로 기업 유치의 긍정적 효과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사로 인한 피해의 단순한 금전 보상뿐만 아니라 공장이 가동됐을 때 지역에 인구가 몰리며 기대할 수 있는 경제활동 참여 기회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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