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급제 시스템의 원조는 미국이다. 20세기 초부터 미국 주요 기업은 각각의 직무를 업무 난도와 부가가치 창출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 뒤 이를 근거로 급여를 매겼다. 대다수 미국 기업은 직무의 난도·책임·필요 역량 등을 평가해 급여 범위를 결정하고, 개인 역량에 따라 다시 차등화하는 직무급제와 연봉제를 혼합한 제도를 운영한다. 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이런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성과 중심 보상체계가 회사 전체 성과를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HSBC,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영국 주요 기업의 기본 임금 시스템도 직무급제다. 금융, 제조, 공공서비스 등 여러 산업군이 직무 평가를 보상의 근거로 삼고 있다. 전체 기업의 70~80%가량이 직무급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공서열이 중심인 일본 기업도 4~5년 전부터 직무급제 전환에 나섰다. 도요타는 2021년 사무직을 대상으로 직무급제를 도입했다. 히타치와 소니도 직무 중심 급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테크기업 위주로 직무급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텐센트, 화웨이, 샤오미는 2010년대 후반부터 미국식 직무급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한국에선 공공기관과 일부 민간기업만 직무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2021년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직무급제 로드맵 발표 이후 현재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약 80%, 기타 공공기관의 약 46%가 직무급제를 도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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