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가락동에 위치한 가락시장은 매일 새벽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농수산물이 활발하게 거래되는 국내 최대의 공영도매시장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1985년부터 운영해 올해 40주년을 맞은 가락시장은 단순한 식품 유통의 거점을 넘어 다양한 먹거리로 이웃과 온정을 나누는 ‘맛있는 나눔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사는 2017년부터 아이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얘들아 과일 먹자’라는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가락시장 내 6개 청과 도매시장법인과 협력해 서울시 지역아동센터에 주 2회 가량 신선한 과일을 무상 공급하는 프로그램이다. 공사는 올해부터 해당 사업을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락시장 내 위치한 가락몰 도서관은 5만권의 식문화 전문 서적을 보유하고 있다. 인문학 특강, 독서 동아리, 영어동화 교실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식문화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는 서울을 찾는 외국인을 위한 K-푸드 체험도 본격화됐다. 김치, 불고기, 비빔밥 등 한식 조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이미 40여개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참여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국민에 대한 지속적 사회공헌을 위해서는 건강한 재무구조가 필수이지만 공사는 연 매출의 80%에 달하는 지방세 부담을 안고 있다. 전국 33개 공영도매시장 가운데 공사를 포함한 단 네 곳만이 지방공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형태다. 즉 이들 시장만이 부지와 건물에 대한 지방세, 즉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갖고 있으며 나머지 시장들은 지방자치단체 직영 등 형태로 운영돼 해당 세금을 면제받고 있다. 지금은 지방세 감면 특례가 적용돼 별 문제가 없지만 올해 연말 시한이 종료되면 향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공사 측은 납부세액이 약 800억원에 달하는 만큼 해당 특례의 연장이 시급하다고 호소한다. 이미 국회에선 관련 지방세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서울시도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공사의 사회공헌은 생산자부터 소비자까지 지역사회가 혜택을 주고받는 지속 가능한 순환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전국에서 들어오는 신선한 농수산물과 도매시장의 유통 노하우, 공영 플랫폼으로서의 신뢰를 바탕으로 서울 시민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생산자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열어주는 ‘공공 유통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고 있다.
문영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은 “이웃과 함께하는 공영도매시장만의 사회공헌을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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