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조용한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하루 700만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 교통망을 책임지는 공사는 ESG 전략을 본격 도입한 지 3년만에 교통약자 편의시설 확충, 공공 공간 재구성, 초미세먼지 저감 등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사회 부문에서는 교통약자를 위한 시설 개선이 눈에 띈다. 공사는 교통약자들이 타인의 도움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1역 1동선’ 확보 사업을 추진했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외국어 동시 통역 시스템을 확대·개편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언어 장벽도 낮췄다.
공사는 채용의 다양성과 포용성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정년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시니어승강기안전단’을 운영해 승강기 안전 관리에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고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청년층을 위한 인턴십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맞춤형 채용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공익성 강화를 위한 공간 재구성 사업도 활발하다. 과거 상업성이 낮아 장기간 공실로 남아 있던 지하철 역사 내 유휴공간은 ‘S-메트로컬 마켓’(지역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 ‘광화문 책마당’(공공 도서관), 이동노동자 쉼터 등 다양한 공공 목적의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공사는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처음 발간하며 ESG 성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미국 커뮤니케이션 전문기관 LACP가 주관하는 ‘비전 어워즈’에서 금상 등 3관왕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K-ESG 이행평가에서도 지방공기업 도시철도 부문 최초 A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어려운 경영 여건이 지속되고 있지만, ESG 경영은 시민 신뢰의 기반이 되는 핵심 가치인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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