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4일 17:0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S전선이 자회사 가온전선 지분율을 크게 높이고 있어 시장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가온전선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조치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LS전선은 이에 대해선 선을 그은 상태다. LS그룹이 전력 사업을 대폭 확장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가온전선 주식을 최대 700억원 한도 내에서 9월 말까지 장내 취득할 계획이라고 전날 공시했다. 취득 목적은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현재 LS전선의 가온전선 지분율은 81.62%다. 거래계획이 완료되면 전날 종가(4만9300원)을 기준으로 지분율은 90.2%까지 상승한다. 작년 8월(49.05%)에 비해 40%포인트 이상 높아지는 것이다. LS전선은 작년부터 장내매수, 가온전선의 3자 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가온전선 지분율을 꾸준히 높여 왔다.
LS전선의 가온전선 지분율은 작년 배전 케이블 및 전선 소재기업 지앤피와 미국 계열사 LSCUS의 지분을 양수하는 과정에서 크게 높아졌다. 작년 가온전선은 신주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LS전선이 100% 보유하고 있던 지앤피를 인수했다. 또 LS전선으로부터 미국 자회사 LSCUS 지분 전량(82%)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취득하고, 그 대가로 신주를 LS전선에 발행했다. 그 결과 LS전선의 가온전선 지분율은 80.71%로 올랐다.
시장에서는 이미 LS전선의 가온전선 지분율이 80%를 웃돌고 있는 만큼 추가 취득 후 자진상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총발행 주식 수의 95% 이상을 취득하면 자진상폐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자진상폐 후 새롭게 기업가치 평가를 받아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LS전선은 이날 본지에 “자진상폐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사업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 유치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비한 지분 확대라는 분석이다. 가온전선은 지앤피와 LSCUS를 인수하며 사업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미국의 노후 송배전 인프라를 개선하는 사업을 맡아 수주 잔고가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LS전선이 가온전선 지분을 외부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외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외국 법인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LS전선이 다른 회사에 투자할 때 현물출자 방식으로 가온전선 지분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추가 지배구조 정비 작업을 대비한 조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LS그룹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각 사업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분율을 추가로 확보하면 계열사 간 통합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진다. LS전선은 작년 말 기준 외국 계열사의 사업 활동을 지배하는 지주사 LS에코에너지의 지분 63.35%도 보유하고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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