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미국 재무부 청사에서 진행된 한미 '2+2 통상협의'가 1시간 10분 만에 종료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오전 8시 10분께부터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약 1시간 10분 동안 '트럼프발(發) 관세'를 둘러싼 협의를 진행했다.
한국 측에선 최 장관과 안 장관을 필두로 기재부 소속 최지영 국제차관보, 민경설 대외경제국장, 강영규 대변인, 산업부 소속 박성택 1차관, 장성길 통상정책국장, 김장희 대미협력TF 과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여할지 주목되기도 했으나, 회의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안 장관은 이번 협의 직후 그리어 대표와 개별 회담도 진행한다. 한국 정부는 이번 통상 협의 결과를 정리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는 길지 않았던 회담 시간 등을 감안할 때, 양측의 기본 입장과 요구 사항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 정부는 자동차,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25% 품목관세 부과 조치를 최대한 완화하고, 나아가 90일간 유예된 상호관세 25%(기본관세 10%+국가별 관세 15%)를 폐지하거나 최대한 낮추는 것이 이번 회담의 1차 목표였다.
이에 따라 최 부총리 등 한국 정부 측은 상호관세 철폐 내지 대폭 축소의 조건으로 미국이 바라는 바를 청취하고, 미국 측이 희망하는 '대(對)한국 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수입 확대, 조선 분야 협력 등의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문제와 미국산 LNG 도입, 방위비 분담금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합의를 의미하는 '원스톱 쇼핑'에 대한 희망을 피력한 상황에서 그와 관련한 미국의 구체적 제안이 나왔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특히 이미 2026년 이후분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작년에 한미간에 합의가 이뤄진 상황에서 미국 측이 한국의 분담금 인상을 위한 재협상을 요구하며 방위비 분담금과 관세 문제를 연결하는 제안을 했다면 한미간 협의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 정부는 미측과 최대한 협상을 진행한 뒤 6·3 대선을 거쳐 출범할 새 정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탐색전' 성격의 이번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미간 후속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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