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오피스텔 월세 문의가 부쩍 늘었어요. 매매나 전세를 찾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네요.”(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A공인 대표)
올해 1분기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 3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오피스텔 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수익형부동산 침체와 주택수 포함 등으로 그동안 오피스텔 매매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하 흐름 속에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이 오르고 있고, 월세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대학생, 직장인, 1인 가구 등 임대 수요가 탄탄한 지역의 소형 오피스텔은 공실 위험이 낮고, 매달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도 “전국적으로는 아직 매매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과잉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한 점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오피스텔 투자 때 입지와 수요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시도별로는 인천(1.30%), 울산(0.97%), 서울(0.44%), 경기(0.43%) 순으로 월세 상승 폭이 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새 학기 시작으로 대학가를 중심으로 소형 오피스텔 임차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은 지방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뛰고 있다. 수익률은 1년치 월세를 매매가 등 실투자 금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실투자액이 1억원이고, 1년치 월세를 500만원 받았다면 수익률 5%가 된다.
지난 1분기 기준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5.51%까지 올랐다. 지역별로는 대전(7.83%) 광주(6.46%) 세종(6.40%) 등의 순으로 높았다. 서울은 4.92%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매매 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아 실투자액이 많이 들어가는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전용 30㎡ 이하 초소형 오피스텔 수익률이 크게 오르는 추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초소형 오피스텔 수익률은 6%를 넘어섰다. 2016년 6월 이후 8년9개월 만이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고급 오피스텔 '브라이튼여의도'(2023년 8월 준공) 전용 29㎡는 올해 1월 6억4000만원(33층)에 거래됐다. 이후 2월 6억7000만원(40층), 3월 6억9800만원(36층)에 손바뀜하는 등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과 5호선 여의나루역 사이에 있는 역세권 오피스텔이다.
강남구 역삼동 '비엘106' 전용 33㎡는 지난 1월 3층 물건이 5억77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역 신분당선과 가까워 젊은 직장인 수요가 많은 곳이다. 종로구 종로5가역과 맞붙어 있는 '하이뷰더광장' 오피스텔 전용 18㎡는 지난달 2억89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2월 거래가(2억6500만원)보다 9%(2400만원) 뛴 금액이다.
오피스텔 전세가 역시 서울(0.01%)에서만 상승했다. 서울 오피스텔 매매·전세가는 지난해 3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오름세다. 인천(-0.47%)에선 오피스텔 공급이 많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하락했다. 경기(-0.22%) 역시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 오피스텔 전세가는 지난해 4분기보다 하락 폭(-0.68%→0.44%)이 축소됐다. 전세사기 등 보증금 미반환 우려로 전세 기피 현상은 지속됐지만, 대학가 등에서 새 학기 수요에 힘입어 일부 늘었다.
당분간 오피스텔 공급 부족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위원은 “서울과 인천 등에서 올해 오피스텔 공급이 전무한 것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융통이 원활하지 않은 점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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