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럭키세븐' 김민선(23)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66개 대회 출전만에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올해 신설된 덕신EPC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우승하며 '초대챔피언'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김민선은 27일 충북 충주 킹스데일G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그는 2위 임진영(22)을 5타 차로 제치고 완승을 거뒀다. 우승상금 1억8000만원에 주최측이 제공한 특별 보너스 1억8000만원까지 총 3억 6000만원의 '대박'을 터트렸다.
현재 KLPGA투어에서 가장 장신인 177cm로 선보이는 시원시원한 플레이가 장점인 그는 데뷔 때부터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우승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정규투어에서거둔 가장 좋은 성적은 2023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거둔 준우승이었다. 2023년 상금랭킹 38위, 작년에는 31위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시드는 확보했지만 이렇다할 강한 인상은 남기지 못했다.
지난해 이벤트대회 위믹스 챔피언십 우승은 김민성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규투어 대회는 아니지만 조금씩 잊혀지던 그의 이름을 골프팬들에게 알린 기회였다.

이날 최종라운드에 4타차 선두로 나선 김민선은 내내 흔들림없는 경기로 경쟁자들에게 추격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그린을 놓치는 위기의 순간에도 버디나 파로 상황을 살려냈다. 그는 "지난 겨울 쇼트 게임을 보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는데 작년에 비해 정신력과 코스 매니지먼트가 탄탄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12번홀(파4)에서 스리퍼트를 범하며 보기를 기록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워낙 점수차가 커 우승가도에는 지장을 주지 못했다. 17번홀(파4)에서도 그린을 놓쳤지만 파 세이브로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함께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 임진영은 마지막 18번 홀(파5) 버디에 힘입어 단독 2위로 마치며 정규 투어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거뒀다. 김민선과 임진영 모두 대방건설 모자를 쓰고 나란히 우승·준우승을 차지해 후원사에 더 큰 기쁨을 안겼다.
김민선은 "사흘동안 잘한 나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믿어지지 않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첫승을 했으니, (목표였던) 3승까지 달성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열심히, 안주하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첫승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메이저 우승까지 노리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김민선은 "다음주 KLPGA챔피언십을 앞두고 흐름도 좋고 준비도 잘해온 만큼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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