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와 국내 조선사들이 합의한 가격은 t당 80만원을 소폭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와 조선사는 올해부터 분기마다 가격을 정하기로 했는데, 2분기 가격은 1분기(70만원대 후반)보다 조금 올랐다”며 “t당 80만원을 넘거나 80만원 수준에서 정해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후판 가격은 2023년 상반기 t당 약 100만원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다 올 1분기 소폭 오름세로 전환했다.
국내 2위 회사인 현대제철도 조선사들과 1~2분기 후판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가격보다 올리기로 합의하고 인상 폭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와 비슷하게 80만원 수준으로 결정될 것이란 게 시장의 예상이다.
후판 가격 상승은 정부가 중국산 후판에 부과한 반덤핑 조치 영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지난 2월 중국산 후판에 고율(27.91~38.02%)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고 이달 24일부터 부과하고 있다. 이에 따라 70만원대 중반이던 중국산 후판 가격이 최소 95만원으로 뛰었다. 한 철강회사 관계자는 “중국산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며 “국내 후판 가격도 이에 따라 오르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해당 철강회사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증가에 따라 후판 공급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 후판 가격이 오르면 전체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게 분명하다”며 “올해 후판 사업에서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국내 조선사는 원가 상승 부담을 안게 됐다. 조선사는 필요한 후판의 절반 이상을 국내 철강사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후판은 선박 제조 비용의 20% 이상으로, 후판가 인상은 곧 선박 제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조선사들과 수주 경쟁을 벌이는 국내 조선사는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는 저렴한 중국산 후판을 사용하기에 국내 조선사 원가 부담이 커지면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다음 분기 후판가 협상에선 이런 국내 조선사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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