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매장 수 1위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 써브웨이의 창업 비용은 7억5000만원이다. 국내에서 써브웨이 매장을 낸다면 초기 창업 비용이 1년 월세를 포함해 최대 7억9040만원이다. 가맹비, 교육비, 인테리어비, 주방 장비 등에 드는 비용이다. 로열티는 미국과 같은 총 12.5%(부가가치세 포함 13.75%)다. 한국 프랜차이즈의 창업 비용이 1억~3억원대임을 고려하면 높은 편이다. 그 대신 본사는 차액가맹금으로 이익을 남기지 않는다. 써브웨이는 1996년부터 가맹점주들이 만든 비영리 법인인 ‘IPC’(독립구매협동조합)를 통해 식자재를 마진 없이 공급하고 있다.
써브웨이 사례는 대부분 미국 프랜차이즈와 비슷하다. 원재료 마진을 포기하는 대신 가맹비 교육비, 장비, 광고비 등과 로열티에서 수익을 낸다. 미국에서 8500개 매장을 운영하는 던킨도너츠도 협동조합에서 원재료를 공급하지만 매출의 10.9%를 매주 로열티로 받는다.
KFC, 피자헛,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세계 3위 프랜차이즈사 얌브랜드는 자회사 RCSC(식당 공급망 솔루션)를 통해 원재료를 공급한다. 통합 구매로 원가를 절감하고, 마진을 거의 붙이지 않은 채 원재료를 제공한다. 그 대신 타코벨은 9.75%, KFC는 9.5%, 피자헛은 10.75% 등 높은 로열티를 거둬들인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버거킹은 지역 공급업체와 원재료 공급 계약을 맺고 미국 프랜차이즈와 비슷한 방식으로 가맹점에 식자재 등을 공급한다. 광고 수수료를 포함해 10%의 로열티를 받는다.
예컨대 BBQ치킨의 가입비·교육비·보증금·인테리어 비용 등을 합한 초기 창업 비용은 평균 9079만원이다. 상가 보증금이나 임차료는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다. 로열티는 없다. 그 대신 광고비로 닭 한 마리당 300원을 받는다. 매출 기준으로 따지면 1.5% 정도다.
배스킨라빈스도 로열티가 없다. 가입비도 880만원에 그친다. 투썸플레이스의 로열티는 매출의 3% 수준이다. 최근 차액가맹금 소송전에 휘말린 찜닭 브랜드 두찜도 초기 창업 비용이 평균 3541만원으로 낮은 편이다. 두찜은 매달 22만원의 정액 로열티를 받는다. 매장 평균 월 매출(3203만원)을 고려하면 0.7% 수준이다. 초기 창업 비용이 낮은 대신 고정 로열티와 차액가맹금을 본사가 가져가는 구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마무리되더라도 차액가맹금 분쟁의 불씨가 남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어디까지를 필수 품목으로 지정할지, 어느 정도가 적정 마진인지 등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미 계약한 가맹점주는 차액가맹금을 받되 신규 가맹점에 대해선 계약 구조를 바꾸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 구조가 미국, 유럽과 같이 로열티 위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창업 예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초기 비용과 리스크,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식 프랜차이즈 구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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