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구 함지산 자락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져 산림당국이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소방당국은 민가 피해를 막기 위해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리는 등 불길 차단에 주력했다.

현장에는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10.9m에 이르는 강풍이 불어 소방당국은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조야동 주민들은 “5분도 안 돼 불이 산을 뛰어넘었다”고 표현했다. 시커먼 연기로 인해 산불 발생 지점 일대 수백m 상공에서도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
당국에 따르면 오후 7시30분 기준으로 산불 영향 구역은 151㏊이며 화선은 10.6㎞로 추정됐다. 진화율은 19%였다. 산림청은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장비 76대, 인력 766명 등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수리온 헬기 2대를 포함해 진화 헬기 36대도 동원됐다. 산불 3단계는 산림당국이 발령하는 대응 최고 단계다. 초속 7m 이상 강풍이 불고 예상 피해 면적이 100㏊ 이상에 달하며 진화에 24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일 때 발령된다. 소방청은 산불이 민가 방향으로 확산하자 이날 오후 4시5분께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불이 확산하자 산불이 시작된 노곡동을 비롯해 인근 조야동 서변동 등에서는 주민들이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하도록 요청하는 안내 문자가 발송됐다. 오후 7시30분 기준 5600여 명이 대피 명령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시간 기준 인명·시설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산불이 민가로 넘어오지 않도록 방어선을 구축하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이 긴급히 대피할 수 있도록 버스를 확보했다. 경찰도 노곡동 등에 다수 교통 순찰차와 다목적기동대 및 기동순찰대 8개 팀을 배치해 현장 교통 관리·통제 등에 나섰다. 한국도로공사는 많은 연기가 발생하자 통행 차량의 안전을 위해 이날 오후 4시부터 경부고속도로 북대구나들목의 양방향 진출입을 차단했다.
대구=오경묵/대전=임호범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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