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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블랙아웃

입력 2025-04-29 17:25   수정 2025-04-30 00:21

2021년 2월 미국 텍사스주에서 대규모 정전(블랙아웃) 사태가 벌어졌다. 30년 만에 미국을 강타한 한파의 여파였다. 화력발전용 가스 배관, 풍력발전용 터빈 등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전기 공급이 끊겼다. 한파와 맞물린 블랙아웃으로 인한 사망자는 246명. 전 세계에서 발생한 정전 사고 중 인명 피해가 가장 컸다. 저체온증에 따른 동사, 재래식 난방기기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사 사례가 많았다.

국가나 도시 단위로 전력 공급이 끊기는 블랙아웃은 심심찮게 벌어지는 재난이다. 2000년 이후만 따져도 2003년 북미(5500만 명 영향), 2012년 인도(6억2000만 명), 2019년 남미(4800만 명) 등에서 피해 인원이 1000만 명을 넘어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부분 송전 설비 고장이나 관리 소프트웨어 오류 탓이었다. 그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아 교통이 마비되고, 지하철과 엘리베이터가 운행을 멈춰 사람이 갇히는 등 곳곳에서 사고가 잇달았다.

블랙아웃의 파급력은 화재나 수재 못지않다. 시작은 통신과 교통, 금융 시스템 마비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먹통이 되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은 운행을 멈춘다. 2~3일이 지나면 ‘불편’이 아니라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 수돗물이 나오지 않고, 냉장고 속 음식도 상하기 시작한다. 대소변을 처리하는 하수도 역시 기능을 잃는다. 집 밖을 나가기도 힘들다. 소방과 치안 기능이 멈춰 곳곳에서 범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개월이 흐르면 전기를 기반으로 발전해 온 현대 문명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

지금까지의 블랙아웃은 국가나 지역 단위에서만 벌어졌다. 하지만 1859년 ‘캐링턴 이벤트’처럼 강력한 태양 폭풍이 발생하면 전 세계 전력 인프라가 동시다발적으로 기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0년 내 태양 폭풍이 발생할 확률을 12% 정도로 보고 있다. 대규모 정전은 먼 나라의 일이 아니다. 전력망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블랙아웃에 대비한 안전 매뉴얼도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송형석 논설위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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