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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 감시체계 없어…'전력망 섬'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입력 2025-04-29 18:23   수정 2025-04-30 01:58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에 대해 국내 전력업계에선 한국에서도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5년여간 신재생 발전 비중이 급격히 높아져 전력망 주파수가 불안정해지고, 전압이 요동치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한국은 이웃 국가와 전력망이 연결돼 있지 않은 ‘계통의 섬’이어서 전력망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충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 산하 전력연구원과 한국전력거래소는 전날 발생한 스페인 대정전에 대해 각각 긴급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보로는 원인을 판단하긴 어렵다”며 “현지에선 급격한 날씨 변화로 인한 유도 대기 진동이 1차적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정밀 원인을 파악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주파수나 전압 급변동에 대응하는 ‘회복 탄력성’이 부족했던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현지에선 스페인의 급격한 신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이 이번 사태를 불렀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정전 당일 스페인 전력의 약 60%를 태양광 발전이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태양광 발전 비중이 커지면 필연적으로 전력망이 불안정해진다는 점이다. 전력 시장 전문가는 “발전량이 일정한 원자력발전 등 기저 전원이 충분하다면 전력망 불안정성을 낮출 수 있다”며 “태양광으로 에너지원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양수발전 등에 대한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대정전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유도 대기 진동이 발생하면 한국도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광역 계통진동을 조기에 탐지하고 억제하는 구체적인 운영 기준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전력망 위상측정 장치(PMU) 등 실시간 모니터링 인프라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리안/김대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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