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전체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만큼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면 선고 일정을 확정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이 때문에 1, 2심 판단이 완전히 엇갈린 이 후보 사건의 선고가 대선 전에 나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후보 사건에 대해 전례 없는 속도로 심리를 했다. 지난 22일 이 후보 사건을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 배당했다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즉시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첫 심리를 진행한 데 이어 불과 이틀 만인 24일 두 번째 심리를 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통상 월 1회 심리하는 관행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일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첫 전원합의체 기일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하는 노태악 대법관의 기피 여부만 논의됐으며, 본격적인 사건 쟁점 검토는 두 번째 합의기일에서 이뤄졌다. 이례적인 속도전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관 사이에서 상당한 수준의 의견 일치가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며 “대법원장과 대법관 11명의 의견이 6 대 6이나 7 대 5 등으로 팽팽히 갈리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2021년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의 교유관계 및 성남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상고심에서는 이 후보의 발언 해석 방식과 허위사실 공표죄 적용 가능성이 핵심 쟁점이다. 검찰의 상고 이유가 인정되지 않아 상고 기각되면 2심의 무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 반면 판결 이유의 모순이나 사실 관계와 법률 적용 간 불일치가 발견되면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취소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내는 ‘파기환송’ 결정을 내린다. 예외적으로 확정된 사실만으로도 법률 적용이 가능한 경우엔 직접 판결(파기자판)이 가능하다.
정치권에서는 대법원에서 이 후보의 무죄가 확정되면 대선 가도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 유죄가 인정돼 파기 환송될 경우가 문제다. 조기 대선일 전까지 항소심 결정이 나오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후보 등록 자체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대선 후보 자격 등을 놓고 부정적 여론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대법원이 조기 대선 후보 등록 전에 이 후보의 상고심 일정을 서둘러 마무리함으로써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일정은 조 대법원장이 강조해온 ‘6·3·3 원칙’(1심 6개월, 항소심 3개월, 상고심 3개월 이내 처리)과 비교해도 훨씬 빠른 진행이다. 항소심 선고일(3월 26일) 이후 3개월 내인 6월 중하순이 상고심 선고 기한이었으나 이를 한 달 이상 앞당긴 셈이다. 일각에선 대법원이 이 후보 당선 시 불거질 수 있는 ‘헌법 84조 불소추특권 논란’을 선제적으로 해소하려 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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