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는 연체율 상승 속도다. 4대 은행의 건설업 평균 연체율은 작년 말(0.48%)과 비교해 3개월 만에 0.25%포인트 뛰어 최근 7년 사이 직전 분기 대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4대 은행의 건설업 연체 대출 규모는 작년 말 915억원에서 올 1분기 말 1430억원으로 515억원(56.2%) 급증했다. 2021년 말(346억원)과 비교하면 네 배를 웃도는 규모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건설업 연체율이 작년 말 0.5%에서 올 1분기 말 1.04%로 치솟아 4대 은행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72%에서 0.77%로 올라갔다. 하나은행(0.31%→0.55%)과 우리은행(0.4%→0.77%)도 일제히 건설업 연체율 지표가 악화했다.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올 들어 급속히 높아진 것은 중소·중견 건설사의 경영 여건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는 신동아건설, 삼부토건 등 10곳에 달한다. 특히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활발히 영업하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58위인 신동아건설이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연체가 크게 늘었다. 신동아건설이 4대 시중은행에서 빌린 장·단기 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 574억원이다.
은행들은 건설업을 비롯한 내수 경기가 당분간 침체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리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는 적립금이다. 4대 은행의 1분기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7491억원으로 전년 동기(4729억원) 대비 2762억원(58.4%) 늘었다. 작년 4분기(5124억원)와 비교해도 2367억원(46.2%) 증가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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