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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갖춘 발레 영재들에게 '타이밍' 알려주는 게 내 사명"

입력 2025-05-04 18:25   수정 2025-05-05 00:32

미국의 세계적 발레단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에 입단해 한국인 최초 수석무용수가 된 서희(39·사진). 발레 꿈나무들이 이름만 들어도 설렐 정도로 상징적 인물이다. 그런 그가 지난달 내한해 미국 발레의 정수를 보여줬다.

서희는 2015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딴 비영리재단인 사단법인 HSF(Hee Seo Foundation)를 운영하고 있다.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서희와 발레 영재 지원에 관해 인터뷰했다.

“저 역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분들께 장학금을 받으면서 발레를 배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항상 생각했죠. 10년이 넘도록 재단을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 덕분이에요.”

서희는 예술가에게는 능력, 노력, 타이밍이라는 3박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능력이 있고 노력하는 친구들에게 ‘적기의 타이밍’을 알려주는 건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제가 무용수로서 배우고 느낀 걸 전하는 것도 재단의 중요한 일이 됐지요.”

HSF만의 차별화된 지원 방법은 무엇일까. 서희는 “지원 방법을 다양하게 마련했다”며 “재단의 재정적 책임을 분산해 결과적으로 더 많은 학생이 장학금 수혜를 누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단에서 직접 장학금을 주는 제도와 함께 콩쿠르를 통해 외국 발레 학교를 연결해 그쪽에서 장학금을 지급하게 하는 제도를 병행한 게 주효했다.

HSF는 미국에서 매년 4월 열리는 세계 최대 스칼러십 발레 콩쿠르 ‘유스아메리카그랑프리(YAGP)’와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HSF가 YAGP 한국 예선을 주최하고, 국내 5개 예술 중·고교 실기 우수 장학생에게 ‘예술학교 장학금’을 매년 전달하고 있다. 재단을 통해 예술학교 장학금을 받은 인원은 지난해까지 75명에 달한다.

서희가 몸담은 ABT에는 한국인 무용수가 속속 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파리오페라발레단, 마린스키발레단 등에서도 한국인 입단 소식이 들려온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려면 발레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계속돼야 한다고 서희는 믿는다.

“한 예술가의 탄생은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도 아낌없는 지원이 선행돼야 가능한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그래야 더 깊이 있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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