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고배당 ETF 주가가 급등한 것은 주요 편입 종목이 ‘관세 무풍지대’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고배당 ETF의 구성 종목인 금융주, 통신주, 필수소비재주 등은 관세 영향을 덜 받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꼽힌다. 삼성증권(23.11%) KT(22.02%) KT&G(10.36%) KB금융(10.31%) 등은 관세전쟁에서 반사이익을 누리며 올 들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후 국내 고배당주의 배당 성장률이 높아지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작년까지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주목받은 배경 역시 배당 성장률이 연평균 12%에 달할 정도로 높았기 때문이다. 고배당 ETF 중 규모가 가장 큰 PLUS 고배당주는 지난해까지 11년간 연평균 10.1%의 배당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분배 여력이 더 커지면서 다음달부터 월 분배금을 기존 대비 15.9% 늘린 73원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데다 불확실성이 커진 미국 증시 대신, 그동안 크게 오르지 못한 국내 증시의 고배당 ETF를 주목하고 있다”며 “퇴직연금 등 절세계좌에서 해외 주식형 ETF 분배금의 과세이연 효과가 사라진 뒤에는 국내 고배당 ETF가 더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초당파적인 과제”라며 “특히 금융주는 모범적인 밸류업 이행, 우수한 주주환원을 바탕으로 밸류업 수혜주로서의 지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업종의 자사주 비중이 5.3%로 높기 때문에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가 상승도 기대할 만하다”고 짚었다.
국내 고배당 ETF에 관심이 쏠리면서 자산운용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의 지수방법론을 차용한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를 이르면 이달 상장한다. 국내 고배당주 가운데 배당금 증액 여부, 배당 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기준으로 편입 종목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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