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연구개발(R&D)의 심장이 식어가고 있다. AI, 배터리, 로봇 등 전력 소모가 많은 연구 영역이 넓어지는데 정작 필요한 전기를 공급받지 못해서다. 구글 등 해외 빅테크에서 애써 영입한 신임 교수들을 연구에 필요한 전기를 ‘배분’받도록 줄을 세워야 할 지경이다.11일 한국경제신문이 서울대 탄소중립포털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대 관악·연건 캠퍼스의 총 전력 소비는 23만5420메가와트시(㎿h)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2022년 AI 연구 등이 본격화하면서 처음으로 20만㎿h를 넘었다”며 “한국전력에서 공급받는 전력에다 공대 자체 플랜트를 모두 가동해도 필요한 전기를 충당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는 지난해 8월 한전에 10㎿ 규모의 전기 수요를 반영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사실상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관계자는 “10㎿ 이상 전력을 공급받으려면 법적으로 계통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기술 검토와 행정 절차에만 최소 5년 이상 걸린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더 이상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학의 AI 인프라 문제는 산학연(기업·대학·연구기관) 생태계의 한 축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종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연구 인프라 부족은 단순히 한 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 심각한 사안”이라고 경고했다.
안정훈/최영총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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