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 메이저 대회는 ‘별들의 전쟁’으로 불린다. 2022년 6월 ‘오일 머니’를 등에 업은 LIV골프가 출범한 뒤 남자 골프계가 양분되면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와 LIV골프 선수가 맞대결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4대 메이저 대회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우승으로 PGA투어가 먼저 웃었다. 그러나 네 개 대회 중 한 개 대회만 끝났을 뿐이다. 오는 15일부터 나흘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클럽에서 열리는 제107회 PGA 챔피언십이 올 시즌 두 번째 별들의 전쟁으로 펼쳐진다.
마스터스 정복에 실패한 LIV골프는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를 앞세워 다시 한번 메이저 타이틀 탈환에 나선다. 메이저 대회 5승을 자랑하는 켑카는 2018년과 2019년, 2023년까지 이 대회에서만 세 차례 정상에 섰다. 특히 2023년 대회에선 LIV골프에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안기는 역사를 썼다. 켑카 외에도 2005년, 2021년 PGA 챔피언십 챔피언에 오른 필 미컬슨(미국)과 2010년 우승자 마르틴 카이머(독일)도 역대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한다.
지난 4일 끝난 LIV골프 코리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역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된다. 2020년과 2024년 또 다른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을 제패한 디섐보는 올해 마스터스에서도 공동 5위에 올랐다.
매킬로이가 ‘퀘일할로의 왕’으로 불리는 점도 기대할 부분이다. 그는 2010년 PGA투어 데뷔 첫 우승을 포함해 4승을 퀘일할로 클럽에서 치러진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거뒀다.
조던 스피스(미국)의 우승 여부도 관심사다. 2015년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우승했고, 2017년엔 디 오픈을 제패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매킬로이에 이어 역대 일곱 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대회장이 퀘일할로 클럽인 만큼 안병훈과 임성재의 활약도 기대된다. 지난해 같은 코스에서 열린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안병훈이 단독 3위, 임성재가 공동 4위에 오르며 우승 경쟁을 펼쳤다. 올 시즌 초반 깊은 부진에 빠진 뒤 스윙을 다듬고 있는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부활샷을 꿈꾸고 있다.
한국 남자 골프는 2002년 최경주가 첫 우승을 따낸 뒤 지금까지 PGA투어에서 25승을 거뒀다. 그중 메이저 대회 우승자는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양용은(53)이 유일하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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