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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이제 세상에 없는데"…서천 묻지마 피해자 부친 절규

입력 2025-05-13 17:07   수정 2025-05-13 17:08


충남 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살해한 피의자 이지현(34)에 대한 첫 재판에서 피해자의 부친이 눈물을 흘리며 절규했다.

13일 대전지법 홍성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나상훈) 심리로 열린 '서천 묻지 마 살인' 첫 공판에 피해자의 부친 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지현의 흉기에 사랑하는 딸을 잃은 이씨는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준비해 온 글을 읽어 내려갔다.

이씨는 "내가 사랑했던 딸은 이제 이 세상에 없다. 그 얼굴, 그 손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딸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밥을 먹어도, 잠을 자도 숨이 막힌다. 사건 당시 곁에 있어 주지 못한 미안함에 죄책감이 끊임없이 밀려온다"고 울먹였다.

그는 "죽어서 딸을 만나고 싶지만 남은 가족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면서 "가해자가 몇 년 형을 받고 언젠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다면 그때 저는 이 세상에 없을 텐데 어떻게 하나.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정 최고형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이지현은 지난 3월 2일 오후 9시 45분께 충남 서천군 사곡리 한 인도에서 전혀 알지 못하는 40대 여성을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지현이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수천만원의 손실을 보고, 이후 대출이 거부되자 극심한 신변 비관에 빠지면서 사회에 대한 막연한 분노를 품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한 달 전부터 '다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메모를 남겼고, 흉기를 미리 준비해 사건 장소를 여러 차례 배회하며 대상을 물색한 점 등을 들어 계획범죄로 판단한 것이다.

이지현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을 이유로 재판부에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충남경찰청은 지난 3월 신상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지현의 이름, 나이, 얼굴을 공개했다.

이지현에 대한 다음 공판은 내달 17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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