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동차량기지를 미국 보스턴 ‘랩센트럴’과 같은 바이오·메디컬 허브로 만들겠습니다.”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사진)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기능해온 노원구를 앞으로 직주근접의 자족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랩센트럴은 매사추세츠공대(MIT), 하버드대, 보스턴대 등 인근 대학에서 개발한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돕는 세계적인 바이오 창업 클러스터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만든 모더나를 배출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축구장 23개(17만9578㎡) 규모인 창동차량기지 부지는 지하철 4호선 노원역·창동역을 끼고 있는 서울 동북권의 핵심 노른자위 땅으로 손꼽힌다. 창동차량기지가 지하철 4호선 연장과 함께 경기 남양주시 진접으로 이전해 내년 2월을 목표로 새 차량기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전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기존 시설물 철거와 함께 선도기업 협약, 실시계획고시, 토지 공급 등 후속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창동차량기지 바로 옆에 있는 도봉운전면허시험장(6만7420㎡)도 의정부시 장암동으로 옮겨 간 뒤 함께 바이오·메디컬 복합단지로 개발된다.오 구청장은 일찌감치 입주 기업 물색에 나섰다. 오 구청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대기업은 서울시가, 나머지 중소 바이오 기업은 노원구가 맡아 접촉하고 있다”며 “모더나와 같은 해외 바이오 기업 한 곳만 들어와도 사업에 확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미 잘 갖춰져 있는 주거 및 교육 인프라를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오 구청장은 “요즘 젊은 연구원들이 경기도조차 가지 않으려고 한다는 얘기가 많다”며 “노원구는 상대적으로 주거 비용이 저렴하고 중계동 학원가 등 교육 인프라가 잘돼 있어 청년 인재를 잡길 원하는 기업들에 메리트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준공 30년을 넘긴 노후 단지가 73곳(8만3000가구)에 달하는 등 재건축을 통한 주거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 구청장은 “창동차량기지 사업에 맞춰 인근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에 나설 수 있도록 용도지역 상향 등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 구청장은 남은 임기 동안 노원의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창동차량기지 개발이 진행되는 향후 5년이 노원구가 명품도시로 도약하는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며 “임기를 다하는 그날까지 이를 위한 초석을 하나라도 더 놓겠다”고 다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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