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부 미용(에스테틱) 의료기기를 만드는 클래시스 주가가 1분기 호실적 발표 후 맥을 못 추고 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최고가를 경신해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줄상향했다. 클래시스는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 에너지를 이용해 피부 탄력과 주름을 개선하는 기기 '슈링크'로 국내 HIFU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국내 HIFU 시장 점유율이 55%에 달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클래시스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12일 8.78% 급락했고, 이튿날인 13일에 1.55% 회복하는 데 그쳐 6만5400원으로 밀렸다.
실적은 양호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06% 증가한 771억원, 영업이익은 46.3% 늘어난 388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 직전 집계돼 있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와 비교해 매출은 3.7%, 영업이익은 7.1% 많았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 안팎에서 형성되는 매우 높은 수준의 기대치인 ‘스트리트 컨센서스’를 실제 실적이 크게 웃돌지 못하면서 차익실현의 계기를 만든 모양새다. 클래시스 주가는 1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12일 개장 직후 한때 7만440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실적 발표 후에는 가파르게 하락했다. 다만 올 들어 전날까지 주가 상승률은 36.41%에 달해 올해 성적은 양호했다.
실적 발표 후 주가 흐름과 달리 클래시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목표주가도 줄상향됐다. 전날 클래시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리뷰(분석) 보고서를 낸 8개 증권사 중 삼성증권(7만4000원→7만7000원), 키움증권(6만7000원→7만8000원), LS증권(6만1000원→7만5000원), 다올투자증권(7만2000원→8만5000원), 상상인증권(7만2000원→7만5000원) 등 5곳이 목표주가를 올렸다. 클래시스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7만5273원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클래시스의 이익률에 주목했다. 매출총이익률이 79.5%, 영업이익률이 50.3%에 달했다. 강시온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총이익률이 직전 분기 대비 3.2% 확대된 점이 실적을 견인했다”며 “이익률 개선 배경은 소모품 매출 비중 확대, 환율 상승, 작년에 인수한 미용기기 업체 이루다의 생산 효율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클래시스의 1분기 매출 중 소모품의 비중은 52.6%에 달했다.
조은애 LS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기준 클래시스 장비의 해외 누적 판매대수는 비침습 HIFU 장비 1만2000대, 고주파(RF) 장비 1700대”라며 “장비 판매 누적에 따른 소모품 판매가 꾸준히 올라오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가파른 외형 성장세도 눈길을 끈다. 클래시스의 1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50% 넘게 늘었다. 작년 인수한 이루다의 실적이 연결로 편입되면서 매출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이루다는 클래시스에 인수된 뒤 제품군을 정리하고 현재는 레이저장비인 ‘리팟’의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7월엔 마이크로니들 고주파(RF)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클래시스 자체 장비 판매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판매지역에 유럽이 추가된다. 클래시스는 2분기 유럽 당국으로부터 HIFU 장비 '울트라포머'(국내 판매명 슈링크)와 RF 장비 '볼뉴머'에 대한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동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에도 장비 수출 및 국내 비침습 시술 증가에 따른 소모품 매출 성장, 이루다 사업 부문의 매출 정상화, 신규 지역 진출 모멘텀 등에 따른 계단식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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