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공동 개발한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를 2028년부터 양산한다. 망간이 주원료인 LMR은 가격이 저렴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을 대체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GM은 LMR 배터리를 전기 트럭인 쉐보레 실버라도와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에스컬레이드 IQ에 탑재할 예정이다. LMR 배터리가 전기차에 적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LMR은 한국 배터리 회사의 주력 제품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비교해 망간 함량을 대폭 높인 제품이다. NCM 배터리는 니켈 비율이 50~90%, 망간이 5~30% 수준이지만 LMR은 망간 비율이 60~65%에 달한다. 가격이 비싼 니켈과 코발트 비율은 각각 10%대에 그친다. 망간은 전세계 매장량이 15억t에 달할 정도로 철 다음으로 흔한 광물이다. 정제도 쉽고 비용도 낮다.
두 회사는 LMR 배터리가 각형으로 생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통형과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만드는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 배터리 양산 계획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LMR 배터리는 GM과 포드 등 미국 완성차 회사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개발(R&D)이 이뤄지고 있다. 주행거리가 400㎞대로 짧은 LFP배터리가 땅이 넓은 미국 시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목표로 하고 있는 LMR 배터리 주행거리는 644㎞다. GM은 2015년부터 LMR 배터리 R&D를 시작했고, LG에너지솔루션도 LMR 배터리 관련 특허를 200건 이상보유하고 있다.

포드 역시 2030년엔 LMR 배터리를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커트 켈티 GM 배터리·구동·지속가능성 담당 부사장은 “저렴한 비용으로 긴 주행이 가능한 LMR은 전기트럭 등에 딱 맞는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며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배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MR는 LFP의 단점으로 지목된 에너지 밀도를 대폭 높였다.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 전력 저장 용량이 늘어나 주행거리가 길어진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33% 높다고 설명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LFP배터리의 거래 가격은 kWh당 60~80달러로, kWh당 80~90달러 수준인 LMR과 큰 차이가 없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망간 함량이 높아 니켈·코발트 기반 배터리보다 열적 안정성이 높다”며 “LFP의 단점은 극복하고 장점은 유지한 배터리”라고 말했다.
저렴한 중국산 LFP의 공습으로 고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4680 원통형 배터리’ 등 고가 라인업 외에 LFP·LMR 등 중저가 라인업도 차츰 늘리고 있다”며 “다양한 라인업이 미국 시장 공략에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