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화값이 안정세에 접어든 것은 공급 증가와 수요 위축이 겹친 탓이다. 미국, 브라질, 인도 등 주요 생산지에서는 수확이 늘었다. 브라질 국가공급회사(CONAB)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만 2024~2025년 면화 재배 면적이 6.9% 증가하고, 수확량도 1.7%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과 무역 분쟁을 겪는 중국 정부가 비축 면화를 시장에 판매한 것도 공급 증가로 이어졌다. 인도 정부가 면화 수출 제한 조치를 완화한 것도 공급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반면 글로벌 의류 수요는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초 반등 기미가 보였지만 인플레이션 여파로 옷을 구입하는 사람이 줄었다. 의류 소비 감소는 면화값 약세를 몰고 왔다.
면화 재고도 많았다. 2022년 사례 때문이다. 당시 미국 텍사스 가뭄으로 인한 공급 차질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리오프닝 수요가 겹쳐 면화값이 급등했다. 의류업체들은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고자 재작년과 작년까지 재고량을 충분하게 관리해왔다. 면화값이 파운드당 1달러50센트를 넘어선 시기다.
최근 유가가 떨어지면서 폴리에스테르 가격이 급락하고, 이에 따라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테르 원단값이 떨어진 것도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폴리에스테르는 면화로 만든 원면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기 때문이다.
패션업계는 면화 가격 약세와 고물가가 맞물려 올해도 패스트패션산업이 고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커스텀마켓인사이트는 글로벌 패스트패션 시장이 지난해 1141억달러에서 2033년 3098억달러로 연평균 10.9%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방직업체에는 불리한 조건이다. 공급가 인하 압박을 받을 수 있어서다. 경방은 올해 1분기 원면 평균 수입 가격이 파운드당 83센트로 지난해 평균 92센트 대비 9.8% 떨어졌다. 경방은 1분기 보고서에서 “유가 하락으로 화학섬유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일부 수요가 원면에서 합성섬유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적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