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로템 주가가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 소식에도 불구하고 출렁이는 흐름을 보였다. 주가가 올해 들어 2배 수준으로 올라 가격 부담이 커진 탓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폴란드로의 K2 전차 수출 2-1차 계약 본계약이 임박했고 동유럽과 중동 국가로부터의 신규 수주도 기대된다며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현대로템은 3.44% 상승한 11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변동폭은 10% 이상이었다. 고가는 6.69% 상승한 11만4800원으로, 저가는 4% 하락한 10만3300원으로 각각 형성됐다. 지난 14일 장 마감 이후 발표된 1분기 실적이 주가를 들썩이게 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은 1분기 매출 1조1761억원, 영업이익 20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3%와 354.1% 늘었다.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였고, 실적 발표 직전 집계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8.7% 웃돌았다.
개장 직후 주가는 하락세를 타며 한때 4% 넘게 밀렸다. 영업이익 발표치가 실적 발표 직전에 증권가에서 형성된 기대치를 압도적으로 웃돌지 못한 게 차익실현을 자극한 모습이었다.
매출이 컨센서스보다 8%가량 적었다는 점도 투자심리 악화 요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로템의 주가를 움직이는 요인인 디펜스솔루션(방산) 부문의 매출이 직전분기 대비 뒷걸음질 쳤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의 영업일수 부족으로 직전분기 대비 매출 진행 감소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개 분기 연속으로 수출 비중이 70%를 웃돌았고, 작년 4분기에 기록한 영업이익률 33%의 놀라운 수익성이 이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방산 분야의 추가 수주 가능성에 더 주목했다.
우선 지연된 폴란드로의 K2전차 수출을 위한 2-1차 본계약 체결이 임박한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로템이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매출 공백 우려를 일축하면서다. 폴란드와의 2-1차 계약 물량은 180대로, 60억달러(약 8조4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태환 연구원은 “디펜스솔루션 부문의 우수한 수익성이 증명되고 있다”며 “폴란드와의 2-1차 계약이 성사되면 중기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국 다변화도 기대된다. 현대로템이 컨퍼런스콜에서 슬로바키아, 페루, 인도 등과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루마니아와의 1차 계약이 추진되는 중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수주 모멘텀에 대한 기대를 가질 만하다”고 평가했다.
주가 상승 여력도 남아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대로템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123.94% 상승했다. 현재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2010년대 전후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방산 테마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2009년 3월~2011년 4월 차화정 업종의 평균 상승률은 305%를 기록했다”며 “2024년 1월부터 현재까지의 방산업종 상승률은 217%”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품 경쟁력과 대규모 양산 체계를 모두 갖춘 한국산 무기에 대한 수요는 상당 기간 강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향후 수년간 지속될 수주 증가와 실적 개선의 장기적인 가시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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