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스팩 연속 청산 수순…스팩 시장 재편되나

입력 2025-05-16 14:29   수정 2025-05-19 14:36

이 기사는 05월 16일 14: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상장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들이 잇따라 청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스팩 명가’로 불리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H스팩24호는 이달부터 청산 절차에 착수했다. 2021년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나 3년간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자동 청산 수순을 밟게 됐다. NH스팩24호에 이어 NH스팩25·26·27호도 순차적으로 청산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스팩은 비상장기업과의 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다. 상장 이후 3년 내에 합병을 성사 시키지 못하면 자동으로 청산돼 상장폐지된다.

NH투자증권의 스팩 청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NH스팩19호와 20호, 올해 2월 NH스팩23호도 상장폐지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2년간 다수의 스팩이 합병에 실패해 청산되는 결과를 맞게 됐다.

합병 시도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NH투자증권은 뉴온, 캡스톤파트너스,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 이브로드캐스팅, 메인라인, 크리에이츠 등과 스팩 합병을 추진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거나, 스팩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되는 사례가 반복됐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2023년 12월 NH스팩28호와 씨싸이트의 합병 이후 단 한건의 합병도 성사시키지 못한 불명예를 안게 됐다. 지난해 하나증권이 3건,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각 2건의 스팩 합병을 성사시킨 것과 대비된다.

과거 NH투자증권은 스팩 시장에서 신규 스팩 수와 합병 성사율 등에서 압도적 성과를 내며 ‘1등 하우스’로 불리며 강한 존재감을 보였던 곳이다. 2020년까지 총 18개의 스팩을 상장해 이 가운데 15건이 합병에 성공했다. 성사율은 약 83%에 달했다. 통상 국내 스팩 시장에서 성사율이 50% 안팎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하지만 2021년 이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후 상장된 스팩 13개 중 실제 합병에 성공한 사례는 3건에 불과하다. 현재 4개가 청산 절차 중이며, 3곳은 연내 청산이 예정돼 있다. 남은 NH스팩29~31호가 모두 합병에 성공하더라도 성공률은 50%를 밑돈다. 아직 뚜렷한 합병 추진 대상도 나타나지 않아 성사율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NH투자증권이 무리하게 스팩 확대 전략을 추진한 것이 부작용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NH투자증권은 연간 2~3건이었던 신규 스팩 상장 건수를 2021년부터 4~5건으로 늘렸다. 공모규모가 각 960억원, 400억원에 달하는 NH스팩19호와 20호 등 대형 스팩도 포함됐다.

스팩 시장의 경쟁 심화도 NH투자증권의 부진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내 스팩 신규 상장 건수는 예년에는 연간 20건 안팎에 머물렀지만 2022년에는 45건, 2023년에도 37건으로 급증했다. 대형 증권사뿐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까지 스팩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반면 스팩합병을 원하는 비상장 기업 수는 큰 변화가 없어 수요보다 공급이 과잉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스팩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순히 수를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2~3년간 NH투자증권의 IPO 인력 변화 등과 겹치면서 예전과 같은 합병 실적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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