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공원이 16일 올해 상반기 멸종위기 야생동물 3종 11마리와 쿠바홍학 2마리, 에뮤 2마리 등 총 5종 15마리의 번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에뮤는 날지 못하는 새 가운데 타조 다음으로 몸집이 큰 조류다. 그동안 서울대공원 호주관에서는 머리 깃털이 다소 빠진 수컷 에뮤 ‘머머리’, 암컷 에뮤 ‘아밀’ ‘아미’ ‘개똥이’ 등 총 네 마리가 생활했다. 이들 암컷 에뮤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총 14개 알을 낳았고 이 가운데 머머리가 품은 8개 알 중에서 에카·드웨가 태어났다.
1983년생인 머머리는 올해 40세로 최대 수명이 30세가량인 에뮤로 볼 때 초고령에 해당한다고 한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사람으로 치면 100세에 가까운 나이인데도 50일간 제대로 먹지도 않고 알을 품어 몸무게가 3분의 1 정도로 줄었다”고 했다. 새끼들의 성별은 유전자 검사를 거쳐 오는 5월 말께 판별될 예정이다.
그 결과 올해 3월 중순, 드디어 두 마리의 아기 에뮤가 건강하게 세상에 나왔다. 수컷 에뮤와 새끼들은 현재 별도 놀이 공간에서 지내고 있다. 공원 측은 새끼들에게 유산균과 영양제를 섞은 특수식을 제공하고, 여름철을 대비해 수영장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에뮤의 번식은 지난 2008년 이후 17년 만에 이루어진 일이다. 서울대공원 측은 “노령 수컷의 헌신적인 포란과 안정된 사육 환경이 맞물려 낳은 값진 성과”라고 평가했다.
화려한 분홍색 깃털을 뽐내는 쿠바홍학도 이번에 새끼 두 마리를 낳았다. 사육사들이 겨울철 황토를 깔아 따뜻한 환경을 조성했고 암수 홍학이 번갈아 알을 품어 올 4월 새 생명이 탄생할 수 있었다. 공원을 찾은 일반 관람객도 홍학 서식지에서 이들 새끼의 귀여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여우의 경우 국립공원연구원과 협력한 공동 연구를 통해 개체를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는 야생 방사도 고려 중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종 보전뿐 아니라 야생 복귀까지 염두에 둔 체계적인 번식·사육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진순 서울대공원장은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큰 흐름의 상징적 성과”라며 “앞으로도 시설 개선 및 안정적 돌봄을 통해 지속적인 종·생물 다양성 보전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