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던 서울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이 7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000가구 넘는 ‘메이플자이’의 집들이 시점이 다가오면서 전세 물량이 대거 쏟아지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동대문구와 경기 광명, 인덕원 일대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도 대단지 입주가 예정돼 있다. 전세 수요자라면 ‘입주장’이 펼쳐지는 지역을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두 달 동안 서울 전세 물건이 8.4% 줄 때 서초구는 메이플자이 효과에 힘입어 41% 급증했다. 이달 14일 기준 메이플자이의 전세 매물은 1920건에 달한다. 서초구 전체 매물(5793건)의 33% 수준이다. 아직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주인 사이에서 보증금을 내리는 움직임도 보인다. 고층 전용면적 84㎡ 물건 집주인은 지난 14일 보증금 호가를 19억원에서 18억원으로 1억원 내렸다. 이 단지의 전용 84㎡ 전세 매물은 보통 보증금 16억~18억원대에서 형성돼 있다. 전용 59㎡ 소유주도 최근 보증금 액수를 13억원에서 12억8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메이플자이는 수도권 지하철 3호선 잠원역과 7호선 반포역이 두루 가까운 데다 신축 대단지라는 프리미엄도 갖고 있다. 메이플자이가 일대 전세 수요를 흡수하면서 타격을 받는 단지도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잠원동아(2002년 준공·991가구) 전용 59㎡는 지난달 8억원에 전세계약을 신규로 맺었다. 이달엔 보증금 7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인 거래가 나타났다. 전세가가 한 달 새 5000만원 떨어진 것이다.
다만 메이플자이 입주장의 효과가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장소희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강남·서초권은 워낙 전세 수요가 강하게 받쳐주는 지역인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때문에 메이플자이 말고는 전세매물이 나올 단지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를 금지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전역에 적용되면서 강남권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효과가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 인접 지역 중 광명의 입주장이 단연 눈길을 끈다. 작년 말부터 약 1년 새 1만3741가구 넘는 신축 대단지가 줄줄이 집들이하고 있다.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작년 10월·1051가구), ‘트리우스광명’(작년 12월·3344가구), ‘철산자이더헤리티지’(올해 5월·3804가구), ‘광명센트럴아이파크’(올해 11월·1957가구), ‘광명자이더샵포레나’(올해 12월·3585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광명의 올해 누적 전셋값 변동률은 -5.21%로, 하락 폭이 수도권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 인근에선 의왕 내손동 ‘인덕원자이SK뷰’(2633가구)의 입주장이 시작됐다. 경기 의왕과 안양 동안구 일대에 걸쳐 있는 인덕원역 인근은 교통이 편리하고 학군이 잘 갖춰져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인덕원~동탄선 복선전철(2028년 개통 예정) 호재도 품고 있다.
이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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