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명산이라더니…"입산료 2100만원 내세요"

네팔 정부가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에 오르려는 외국인 등산객에 부과하는 입산료를 대폭 인상한다.

16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에베레스트 외국인 등산객 입산료를 약 36% 인상한다. 입산료 인상은 약 10년 만이다.

입산료는 등산객 집중을 피하기 위해 계절별 다르게 책정된다. 성수기인 3~5월은 1인당 1만5000달러(약 2100만원), 9~11월은 7500달러(약 1050만원)이다. 나머지 기간은 3750달러(약 525만원)이 적용된다.

에베레스트를 포함한 히말라야 산군에 오르는 이들에게 걷는 입산료는 네팔 정부에 귀중한 관광 수입원이 된다. 네팔에는 에베레스트를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14개 중 8개가 있다. 이 때문에 등산과 트레킹 관련 산업이 네팔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를 넘는다.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등산객이 늘어나면서 사용한 산소통, 텐트, 각종 생활 쓰레기 등의 환경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네팔 정부가 한 해 발급하는 등반 허가증은 약 300명 정도인데, 동반 등반대를 감안하면 1000여명에 이른다. 네팔 대법원은 에베레스트 등 여러 산에 발급되는 입산 허가증 발급을 줄이라고 정부에 명령하기도 했다.

2019년부터 에베레스트에 대한 연례 청소를 시작한 네팔 정부는 그간 최소 다섯 차례의 청소를 통해 119톤의 쓰레기와 14구의 시체 등을 수거했다. 당국은 이 산에 200구 이상의 시체가 더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네팔 정부는 입산료 인상으로 늘어나는 수입을 등산로 정비와 청소 등 등산객 편의 향상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